조선 말, 이제마는 기존 의학과는 달리 사람을 4가지 체질로 나누고 체질에 따라 다른 치료법과 처방을 사용하였다. 사람의 타고난 성품과 맹자의 사단론(仁義禮智)에 따라 구분하게 되는데, 마음(心)을 바탕으로 하고 장기의 강약에 따라 사상(四象)체질이 결정된다고 한다.

체질이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몸의 생리적 성질이나 건강상의 특성이 선천적으로 결정되며 부모와 조상의 특징 등 모습과 품성, 질병의 경향까지 이어받게 된다.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는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4가지 체질로 나누어 체질적 차이를 고려하여 동일한 병이라도 치료방법을 다르게 적용하여 병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보유한 사람의 체질을 알면 병의 근원의 유추나 치료 방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같은 병이라도 빠른 차도를 보이게 된다. 이처럼 체질을 알아야 병도 치유가 쉽다.

하물며 한 사람이 정계에서 20,30년의 세월동안 굳혀진 정치경험과 습관적 권력욕, 그리고 성향이 만들어 놓은 체질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새로운 정치체질이라고 새로운 라인에 줄을 선다면 그의 진정성을 믿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치초짜들의 이쪽저쪽 줄타기는 시행착오고 경험이라 봐줄 수 있지만 구력이 20,30년 된 노장의 메뚜기 모습은 썩 좋아 보이는 꼴이 아니다. 최소한 그동안 자신을 믿어주고 이끌어 준 사람과 그를 추종하던 사람들에 대한 도리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꼴이 비일비재하다면 아무도 한줌의 권력을 가진 의원들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격동기부터 지금까지 공보관을 시작으로 장관까지 역임하고 현 대통령의 핵심참모였다가 새로이 신당을 창당하는 준비기구의 위원장을 수락한 그의 심경은 무엇일까?

새 정치를 표방하며 이슈몰이만 한 채 구체적인 모습하나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안철수를 지지하는 명백한 이유는 있는 것일까? 대선직후 그가 준비기구 위원장을 맡게 된 창당을 하고자 하는 안철수에 대해 한 말들을 기억하고 있다. 전적으로 함께 일할 일이 없으며 대선 후 안철수의 미국행에 대해서 “자신이었다면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했을 것”이라며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가 이제 와서 체질과 성향을 바꾸려 한다. 어찌된 것인가? 그는 자신이 체질과 성향을 모두 잃어버렸다. 76세, 그는 아직도 건강에 대한 미련이 있는 걸까? 책사라고 소문난 그가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쌓아온 구력을 동원하며 목적하는 책략은 무엇일까? 그를 신당창당 준비기구 위원장으로 임명한 정치 초짜인 안철수는 진정코 그의 체질과 성향을 알고 있을까?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