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더위는 한풀 꺾이고 수확의 계절이 찾아 왔으나, 통영 중앙시장 영세상인들의 표정은 너무나 어두웠다. 외지에서 찾아온 단 한명의 불청객 때문이었다.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무려 7개월간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상습폭행․협박과 갈취, 공갈을 일삼은 한 남성은 결국 구속되었다.

이 남성은 자신에게 노점상 허가를 안내준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상인들을 돌아가면서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상인들은 피해신고를 몇 번이나 하였지만, 피의자는 벌금형만 받고 풀려나와 신고를 한 사람을 찾아가 보복폭행까지 저질러 결국 상인들은 보복이 두려워서 눈물을 머금고 참고 살아야만 했다.

결국 8월 중순쯤 상인회 차원에서 참다 못해 경찰서를 방문하여 피해신고를 하였는데, 우리 서 강력2팀에서는 이미 중앙시장 내에서 상습적으로 협박,갈취를 일삼는 자가 있다는 첩보를 상당수 입수해놓고 있었고 피해를 입었다는 상인 19명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피해가 경미하지만, 전체를 보면 서민의 민생을 침해하는 아주 질이 나쁜 자이기 때문에 퇴근도 불사하고 상인들이 편하게 장사하는 모습을 그리며 구속을 시키겠다는 집념 하나로 수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관광철이고 성수기라서 다들 장사를 하느라 바쁜 어르신들을 위해 강력팀 전체가 시장을 방문하여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진술과 증언을 귀기울여 들었으며, 장사를 마치고 늦게 퇴근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당직, 비번과 상관없이 주말과 야간시간을 이용하여 피해자 진술을 받고, 마치고 나면 집까지 직접 차로 바래다주기도 했다.

항상 경찰서 현관 앞에 새겨진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통영경찰'을 무의식 중에 마음속에 새겨서 그런지 상인들의 애환과 눈물을 깨닫고 ‘절대로 한 지역의 질서파괴범을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수사 의지의 결과로 결국 피의자 김 모씨 앞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이 사건이 지나고 나서 다시 중앙시장을 방문해보니 중앙시장 상인들의 표정은 한층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리시는 분도 계셨고, 표정 속에서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큰 짐과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듯한 알 수 없는 행복함이 얼굴과 행동에서 묻어 나왔다.

지난 여름 통영지역은 약 130억원의 적조피해를 입어 지역 주민들의 체감생활고가 가중되었고, 지역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경찰은 다 이해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통영경찰서에서는 기획수사 테마를 서민의 경제를 침해하는「갈취폭력사범을 검거키 위한 특별단속」(8. 12 ~ 11. 19)으로 선정했고, 현재 첩보수집 활동과 재래시장 중심 순찰을 강화, 실시하고 있다.

질 좋은 치안서비스(Policing Service)는 화려하고 겉포장된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으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기초 법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경찰활동을 하여 눈에서 나는 눈물은 절반으로 줄이고 입에서 짓는 미소를 배로 불리우는 현장활동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민족대명절 추석이 다가오는데, 명절 기간에도 통영를 비롯한 경남경찰은 도둑과 강력범죄로부터 안전한 민생치안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금껏 그래왔듯이 24시간 쉬지 않고 구석구석 누비고 다닐 것이다.

느낌 아니까~!

/통영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이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