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필리버스터가 어제(23일)부터 시작됐다. 자유한국당은 원안에서 한참 후퇴한 선거법조차 무제한토론을 신청했고, 공수처법 등 개혁 법안들에도 제동을 걸 예정이다. 결국 볼모로 잡힌 민생법안들은 올해 국회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패스트트랙 이후 6개월 대체 무얼 하다 이제서야 딴지인가. 지역구 225석, 비례 75석 연동제에서 시작한 선거법은 의석수는 기존유지 연동률 50%, 캡 적용 30석으로 사실상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비례한국당’ 운운하며 으름장이다. 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는 검찰개혁 법안들 역시 수십 년 간 논의를 돌이켜보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상임위와 특위에서 토론하고 논의해야 했다.

민생은 없고 고집만 남았다. 4개월 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 발목잡기로 보수표나 결집하려는 정치셈법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년 전 김용균법이 개정될 때 오늘처럼 열띤 토론을 했더라면 수많은 김용균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았을 테다. 일본 경제보복에 단식하고, 6조나 되는 미국의 방위비 인상요구에 철야 농성이라도 한다면 국민혈세가 허투루 나가진 않을 테다.

국민의국회가 간절한 이유다. 자기당 후보당선을 위한 셈법에는 악착 같으면서 국민을 위한 입법에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자유한국당은 지금이라도 필리버스터를 멈추고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즉각 처리하라. 국민들이 국회에 분노하는 성탄전야를 만들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