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 한 공무원이 취재 중인 언론인들에게 노조 간부임을 드러내며 위압감을 주려 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오산IC 인근의 한 농지와 야산 부지에서 허가를 득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개발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담당 부서를 찾은 언론인들은 황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들은 해당 부서의 팀장인 A모씨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취재 중임을 고지한 후 제보와 관련한 질의를 주고 받았다. 그러던 중 개발행위 허가와 관련해 답변의 일관성이 없이 오락가락하는 상황 가운데 추후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우려로 인해 취재진이 휴대폰으로 녹음을 진행하자 이에 발끈한 A팀장은 자신이 노조 간부임을 앞세우며 언론인들에게 위압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A팀장은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노조원 복장을 걸치며 자신이 해당 지부의 서열 최상위급에 속하는 인물임을 과시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담당 공무원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무원의 사적인 부분에 대한 질의가 아닌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공자료를 근거로 한 인허가 관련문의를 두고 인권침해까지 거론하는 것은 도가 지나칠 뿐 아니라 공무원노조 간부라는 위력을 통해 언론인들의 취재를 방해하고자 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민원인 응대 매뉴얼과도 상반되는 행동들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현행법상 타인간의 불법녹음*이 아닌 당사자가 포함된 대화의 경우, 녹음을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고지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무 중 공무관련 질의답변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통해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중략...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당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개정 2000. 12. 29., 2001. 12. 29., 2004. 1. 29., 2005. 3. 31., 2007. 12. 21., 2009. 11. 2.>

게다가 자신과 관련한 업무 중에 갑자기 노조활동을 빌미로 민원업무를 중단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한 공무원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공무원노조라는 신분을 가지고 민원인의 한 사람인 언론인들을 대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한 행위로 보여 진다.”며 “완장을 찬 것처럼 노조원임을 앞세우는 것보다 시민들의 혈세로 월급받는 공무원임을 자각하고 시민들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고 헌신하는 공익적 목적에 더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