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이재명 전임시장(현 도지사) 재임 시에 진행했던 무리한 행정이 패소해 325억원의 배상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번에는 약 1000억 원의 과세를 누락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가 지난 2차례의 기사를 통해 보도한 성남시 도시주택과 곽현성국장과 공동주택과 서용미과장의 주장을 근거로 하면 성남시는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대방건설, 진원이앤씨, 부영건설, 모아건설에 각각 2~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행법상 부과기준과 거리가 먼 임대사업자들을 봐주기 위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성남시의 공공임대주택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동주택과 서용미 과장에 따르면, 성남시에는 모아건설 585세대, 진원이앤씨 470세대, 부영건설 371세대, 대방건설 266세대 총1692세대의 민간임대주택이 있다.

이를 토대로 만약 이 4개 임대사업자들이 임대차계약(조건변경)신고 및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의무 등 임대주택법을 위반했다면 과태료는 최대 84억6천만원(1692세대 X 500만원)으로 추정되며 또한 징역형 또는 벌금형의 형사처벌도 가능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는 임대주택법위반행위를 단지별로 묶는 게 아닌 세대 당 위반행위를 개별 건인 한 건씩으로 봐야한다는 법해석에 의거한 것이며 실제적으로 이러한 법적용이 맞게 된다면 4개 임대사업자들로부터 징수해야 하는 과태료는 최대 169억 2천만 원으로 예측된다.

또한 현행법에 의하면 표준임대차계약서 포함 임대차 조건변경 신고는 해마다 신고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판교 중소형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지난 10년간 이들 임대사업자가 신고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지며 이에 대해 성남시가 과태료 부과를 매년 했다면, 지금까지 최대 약 1100억원{(84억6천만원 X 7년) + 169억2천만원 X 최근 3년)의 세외수입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법 관계자에 의하면 1994년 시행된 임대주택법은 제18조에서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을 명문화해 만약 이를 위반하면 동법 제25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했다.

이후 2008년 전부 개정된 임대주택법 제26조는 임대조건신고를, 제32조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을 명시해, 만약 임대조건신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 신고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했고(제42조),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지 았았다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제44조)

취재진이 자문을 구한 한 법조관계자의 법 해석에 따르면 임대차계약(조건변경)신고 및 표준계약서 사용의무가 현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간임대주택법)'의 구법인 '임대주택법'이 시행된 1994년부터 명문화돼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 의무 위반 시 처벌조항(벌칙)은 조금씩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015년 8월 전부 개정된 현 민간임대주택법에서는 제46조 임대차계약 신고 및 제47조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의무 등을 명문화해 이를 위반 시 제67조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강제했다.

하지만 성남시측은 임대사업자들의 표준임대차계약서 미이행에 대해 2017년 이후에야 과태료를 부과했고 그 금액은 2~3천만 원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성남시가 모아 585세대, 진원 470세대, 부영 371세대, 대방 266세대를 일괄신고 대상으로 봐 임대사업자의 신고의무 행위가 1건이라 판단한 것처럼 보여 진다.

하지만 인근 지자체의 의견은 다르다. 임대사업자가 세대별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임대차 조건변경이 동시에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사업자의 신고의무는 각 세대별로 조건변경 등이 발생할 때마다 신고의무가 발생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1세대를 신고해야 할 임대사업자와 1000세대 신고해야 할 임대사업자를 똑같이 1건 처리한다면 불공평하다는 논리다.

이는 2015년 12월 전부 개정된 현 민간임대주택법시행령 별표3 과태료 부과기준에 따라 "과태료는 위반행위의 횟수에 따른 과태료의 부과기준은 최근 1년간 같은 위반행위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경우에 적용한다."고 적시된 것을 기초로 한 해석이다. 법 제46조에 명시된 내용을 근거로 하면 임대차계약 신고 및 제47조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의무를 위반할 시 각각 1차 500만원, 2차 7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되어있다. 이는 임대사업자의 신고의무가 전체 일괄신고가 아닌 각각 개별신고로 보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성남시는 이러한 의혹과 정황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공개 요청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실제적인 부과금액에 대한 궁금증을 키움과 더불어 임대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취재진이 접촉한 임대사업자 측인 모아건설, 진원이앤씨, 부영건설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하거나 답변 요청에 대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단 4개사 중 한 곳인 대방건설만 부분적인 취재협조를 허락하며 "임대조건변경신고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해 임대조건변경신고를 진행했다"면서, "표준임대차계약서 변경과 관련해 임차인들에게 계속적으로 변경을 요청했고 현재까지도 언제든지 원하면 표준임대차계약서로 변경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임차인이 표준임대차계약서로 변경했으며 일부 임차인이 표준임대차계약서로 변경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언제든지 임차인이 원하면 표준임대차계약서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의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의무와 임대차계약(조건변경) 신고는 강행규정으로 되어 있다. 이를 위반 시 행정청의 과태료 부과도 강행규정이다. 이는 공무원의 재량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강행규정의 적용은 대한민국 전역에 일괄적으로 해당하는 사안임에도 성남시 담당공무원들은 오히려 다른 자치단체는 틀리고 성남시만 맞다고 주장하며 정작 명확한 근거와 자료 등의 공개요청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거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피해 당사자인 임차인들과 관리관청인 성남시청 그리고 엄청난 과태료 폭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임대사업자 간 지속적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공방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임대차계약(조건변경)신고 및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의무의 임대사업자 신고행위가 임대차계약 세대 전체를 일괄 신고 대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각각 개별신고 대상으로 볼 것인지, 성남시, 경기도, 국토부 등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의 명확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전임 집행부의 성남 제1공단 전면 공원화라는 무리한 행정이 패소함에 따라 떠 앉게 된 325억원에 대해 성남시민들이 이재명전임시장에 대한 구상권청구를 위해 서명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무려 1000억 여원이 넘는 과태료를 징수하지 않은 정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성남시의 한 시민은 “이재명전임 집행부의 억지행정과 모르쇠행정으로 인한 그 모든 짐을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 앉게 됐다”며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