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자신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33)씨가 성폭행 의혹 폭로후 잠적4일만에 마포구 서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5시 5분쯤 서울 마포구 서부기검에 검은색 점퍼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안 전 지사는 “시민 여러분들께, 도민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들,가족에 너무 미안합니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조사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 주셨던 사랑과 격려에 심려을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한 뒤 서부지검 청사로 들어갔다.

안 지사가 입장을 발표하는 동안 시민들이 욕설과 니가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지난 5일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였던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안 전 지사가 4차례 성폭행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했다”고 폭로한 뒤 다음날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7일에는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 조직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서울 여의도 호텔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당했다”는 폭로도 추가로 제기됐다.

안 전 지사는 “국민, 도민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며 8일 오후 3시로 기자회견 일정을 잡았지만, 기자회견 두 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하는 우선적 의무라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7일 성폭행이 이뤄졌다는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안 전 기사를 출국금지하는 등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