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지제동 주민들이 20년 째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악취발생의 주 원인이 마을에 인접한 돼지농장이라는 주장인데요. 결국 뿔난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피켓을 들었습니다. YBC뉴스가 그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피켓을 들고 성난 채로 돼지우리를 향해 몰려가는 주민들.

13일 낮 평택시 지제로에 위치한 한 돼지농장.

우리를 가리고 있던 천막을 들추자 숨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와 함께 각종 오물이 뒤섞인 웅덩이가 드러나며 역겨운 장면이 목격됩니다.

이렇게 허술한 시설들로 인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에는 돼지 분뇨의 악취가 온 마을을 덮는 다며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더 심해지는 악취로 인해 자식마저 찾지 않는 다며 그동안 참았던 울분을 토해냅니다.

[통장 :
내 자식, 손자, 손녀, 며느리가 안 온다는 거예요. 냄새나서 오질 못하고 있다는데 그걸 어떻게 하느냐 이 얘기에요.]

이 날 시위는 개발이 한창인 삼성반도체공장에 인접한 지제동 마을 한가운데 이십여년 째 운영되고 있는 돼지농장의 악취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이 시설현대화를 통해 악취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묵살되고 있다며 항의하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역구 시의원인 이병배의원도 자리해 주민들이 토로하는 고충을 들으며 공감했습니다.

이의원은 평택시 내에만 이러한 재래식 돼지농장이 21개가 있다고 밝히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습니다.

[ 이병배 의원 :
현대화 시설을 갖추지 않은 재래식방식으로 축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그 냄새가 이젠 도저히...(주민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평택시의회나 집행부에서도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법률상 현실적인 한계에 자꾸 부딪히다 보니까 (자꾸 이런 주민들 간의 갈등이 생기는 거죠.) ]

한편, 뒤늦게 등장한 농장 토지 소유주는 농장 앞의 도로가 좁아 어떠한 개발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농장을 운영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주민들은 돼지농장 매입과 관련한 토지주의 속내에는 관심이 없다며 단지 운영을 하려면 현대적인 시설을 갖춰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고 항의했습니다.

[ 통장: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지금 이런 땅을 사갖고 부가가치를 올리려는 거 아니에요, 지금 목적은. / 제대로 하려면 현대식으로 갖추고 해라. ]

그러나, 토지주는 애초에 개발을 목적으로 매입한 농장으로 이전방식대로 운영해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주민들이 동의해 주지 않아 도로개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돼지농장이 아닌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맹지라고 주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토지 소유주 :
(어떤 일을 하려면) 사용승낙서를 받아야지 저 건물을 헐고 다른 걸 지을 수가 있어요. 근데 여기 서사장님이 안해줬어요. / 이 도로로는 저 땅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요. 그러니까 나는 농장을 계속할 수밖에 없잖아요.]

[무더위와 장마철에 발생하는 악취는 지역주민들에게는 끔찍한 고통이자 아픔입니다. 자식들마저 찾지 않는 마을에 개발을 목적으로 악취발생시설이 포함된 맹지를 매입한 토지주. 주민들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고 개발을 위한 도로개설동의만을 요구하는 모습에 지역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두고 성장과 개발에만 전념하는 평택시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YBC뉴스이지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