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송OO씨에게 지난 19일 날아 온 주정차위반 과태료고지서 한 장.

주정차위반과태료가 발급된 지난 4월 13일, 송씨는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고렴리 인근을 지나 가던 중 검은 연기와 화재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될 만큼 화재초기 화마의 기세는 무시무시했다고 송씨는 증언했다.

해당 화재는 페인트 신너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의 외부야적장에서 발생하여 초기 제압에 실패했다면 폭발성과 인화성이 강한 물질들로 인해 인근 공장들에게까지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의 신속한 제압을 통해 외부야적장에 적재된 재료들만 소진한 채 화재는 제압되었다.

언뜻 보기에 화재가 발생해서 신고를 접수한 소방차가 출동한 후 제압한 단순 화재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송씨의 공로가 숨겨져 있다.

인근을 지나다 화재현장을 목격한 송씨는 생업을 뒤로 한 채 도로 한 켠에 차를 주차한 후 출동한 소방차량의 진입로를 안내하며 화재현장 진입을 도왔다.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에는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부상자들을 찾아 보며 애타게 소방당국의 출동을 기다리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도 역시나 화재 현장과 화재 개요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초기 화재 진행상황을 담은 영상을 제보해 주기도 했다.

당시 통화에서 취재진은 송씨가 제보영상을 보내주며 내심 좋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담긴 뿌듯한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로부터 6일이 지난 19일 송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목소리에 힘이 없고 허탈해 하는 게 수신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내용인 즉 슨 화재당시 주차한 차량을 당시 현장에 나온 공무원 중 누군가가 불법주정차위반으로 신고한 것 같다는 것이었다.

송씨는 내심 억울해 했다.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들(소방관계자 및 면사무소직원들, 그리고 경찰공무원)에게 화재 현장을 안내해 주고 혹시나 모를 부상자를 살피는 등 선의로 나름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 데 뒤늦게 날라 온 주정차위반 과태료 고지서를 보니 뒷맛이 영 씁쓸하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해서 본 기자는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발부한 안중출장소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주정차위반 고지서와 관련, 화재에 얽힌 이야기와 본 언론사가 취재한 내용 및 기사를 참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송씨에게도 당시 정황을 기술해 안중출장소에 제시한 후 답변을 기다려 보자고 전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평택시의 행정은 앞뒤전후 사정을 보지 않았다. 장황한 설명과 송씨의 의견제시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과태료부과처분을 내렸다.

그깟 돈 4만원 내면 그만이지만 탁상행정을 고집하는 행정당국으로 인해 송씨와 같은 선한 사마리아인들이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