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3.1.2 지자체 최초로 도입한 ‘시민인권보호관’ 제도가 시행된 지 4년째. 그동안 총 910건의 상담이 서울시 인권담당관 접수처로 쏟아진 가운데(’16.11.30 현재) 410건이 인권침해 사건으로 시민인권보호관에게 조사 의뢰됐고 이 중 43건(같은 사건이지만 조사신청인이 다른 12건 제외)을 시정할 것을 서울시장에게 권고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시민들이 서울시와 소속기관, 시의 지원을 받는 시설로부터 겪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활동을 바탕으로 시정 권고함으로써 시민을 보호하는 인권 옴부즈만 제도다. 서울시는 시민인권보호관이 행정부서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독립적 기능을 보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들 43건 권고사항의 수용 및 이행 여부를 일제히 점검한 결과 총 42건을 받아들여 97.7%의 수용률을 나타냈다. 이 중 33건은 이행 완료됐다.

불수용 된 1건은 ‘비인가 대안교육기관에 취학한 자녀의 학자금 지급’에 관한 것이다. 해당기관인 시 출자기관이 학자금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의 ‘지방공무원 보수업무 등 처리지침’ 및 ‘지방공기업 예산편성 기준’이 개정되어야 하는바, 행정자치부가 개정 건의에 대해 불수용 회신을 보내와 3년째 답보 상태다.

서울시가 권고를 수용한 42건을 유형별로 보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 18건 ▴차별 15건 ▴개인정보 보호 관련 5건 ▴양심의 자유 침해,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 등 기타 4건이었다.

개선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65세 이상 외국인 영주권자에 대한 지하철 무료승차 시행이 있다.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하철 경로우대 무임승차에서 배제하는 것은 국제규약과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차별행위로 판단한 시민인권보호관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서울지하철 객실 내 CCTV가 시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지 않도록「개인정보보호법」등 적법절차에 어김없도록 운영되도록 정비했다. ▴성소수자 단체가 시립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평등한 이용을 보장하도록 시설 대관현황을 일제 점검하고, 시립 수련관 직원과 대표자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실시하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식과 관행을 개선하고자 했다.

42건 가운데 나머지 9건은 추진 중이다. 이 중 7건은 내부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새로운 원칙 수립을 위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행될 예정이다. 2건은 상위법령 개정, 규모파악이나 예산확보 등 추진에 상당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장기추진 2건은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보육비 지급’과 ‘모든 공무원이 퇴직 시 쓰게 되어 있는 보안서약서를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공무원만 제출’토록 하라는 권고다. 보육비 지원 권고의 경우 지원 대상 현황을 파악해 관련기관과 협의 검토 중이고, ‘보안서약서 제출’ 건은「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개정을 위해 행자부에 관련 제도 정비를 건의해 놓은 상태.

한편, 권고 이행 일제 점검은 이행 추진을 독려하고 장애물은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연 1회 실시하고 있다. 점검 내용은 시장이 대면보고 받고 실무진과 추진 가능한 경로와 방법을 논의한 뒤 현장에서 예산 확보나 즉각적인 시행을 지시하는 등 추진사항을 직접 챙긴다.

「서울특별시 인권기본조례」제23조에 따라 조사대상 기관장이 통지받은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조치결과를 시장에게 보고하고, 이후 2개월 이상 소요되는 건들을 대상으로 점검한다.

2개월 이상 소요되는 건들은 권고주문의 성격상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제도개선 사항이나 상위법령 검토, 타 지자체와의 협의가 필요하거나 내부 인사위원회 또는 각종 고충처리위원회의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항들이다.

또, 시민인권보호관의 시정 권고 결정을 즉시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등 권고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해오고 있다.

지난 11월 30일에는 시민인권보호관의 조사의 독립성은 유지하되 결정상 합리성과 신뢰성을 높이고자 시민인권보호관이 혼자서 조사하고 결정하는 독임제 제도에서 상임+비상임 합의제 의결기구인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 구조로 개편한 바 있다.

심동섭 서울시 인권담당관은 “시민인권보호관의 결정을 가감 없이 수용하고 엄정한 잣대에 입각해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시민의 기본 권리인 인권이 차별받거나 침해당하지 않는 인권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지자체의 인권침해 개선 의지를 존중해 중앙정부 역시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