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원곡면 칠곡리 만세고개.

도로변에 위치한 산이 가파르게 깎여있습니다.

한 개인이 절을 짓겠다는 이유로 산을 이렇게 깎아놓은 겁니다.

작은 충격에도 토사가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도로와 배수로에 묻어있는 흙들을 통해 한 때 토사가 비에 쓸려 도로까지 내려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마가 시작된다면 큰 산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

하지만 공사현장 어디에도 흘러내리는 토사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도로와 산비탈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햇볕을 가릴 때 쓰는 차양막이 전부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로 인해 땅이 망가지고 자칫 잘못하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인근 주민:안성시 직원들한테 그러면 (공사업체에게) 여기 축대라도 쌓고 공사를 하라고 해라(라고 얘기했습니다). 내 땅까지 망치지 말고. 이거 와르르 무너지면 (내 땅까지) 같이 무너지는 거 아니냐.]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토사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축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 관계 공무원은 계속 안전장치를 설치하라고 수허가자에게 당부했으며 오는 3일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성시 관계 공무원:저도 그 수허가자한테 계속 전화했고요. 내일 모레(6월 3일)부터 (공사를)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이어 수차례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별반 달라진 것이 없음을 시인하며 아무리 수차례 당부해도 수허가자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변명했습니다.

[안성시 관계 공무원:별반 틀려진 건 없어요. 저도 지나다니면서 볼 때마다 그 사람한테 전화하는 거예요. 뭐냐고... /얘기한 지가 두 달이 지난 거 아니냐고 막 그렇게 (말했어요.)/ (수허가자가) 걱정 말래요. 뭔 걱정을 하느냐고 (하더라고요.) /진짜 쫒아가서 (수허가자를) 한 대 때려주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리 수허가자가 공사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시에서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방치해온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장마철이 다가올수록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또 다른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 산사태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