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을 실은 열차가 도심 한복판을 통과하며 운행하고 있어 자칫 대형사고의 우려가 있다는 인근 주민의 제보를 받고 달려간 이곳은 평택시 국제중앙시장 인근에 위치한 철로다.

이 철로 바로 옆에는 밀집된 상가와 주택은 물론 12층 높이의 대형 주상복합건물의 신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폭발가연성 물체인 항공유를 가득 실은 열차는 비좁은 공간 내 철로를 이용하며 이런 도심한복판을 횡단하고 있다.

열차 운행이 한시적이고 최종 목적지가 미군부대 내부이기 때문에 일부 지역 상인들과 거주민들 외에는 열차 운행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문 상황이고, 운행 사실을 모르는 타 지역민들이나 열차에 호기심을 보인 시민들은 철로 주위를 걸으며 사진촬영을 하는 등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매 운행시마다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바로 옆 1미터가 채 안 되는 거리에서는 모 건설사가 지하3층, 지상12층 빌딩의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지반공사를 하기 위해 땅을 깊이 파헤치는 등 지반 약화로 인한 붕괴사고 위험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인 허가를 담당하는 평택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법 기준에 따라 철도시설 관리공단에 신고를 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관계자의 답변과는 달리, 외국의 유사한 사고사례를 찾아봐도 도심 속 위험물 수송열차가 얼마나 위험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퀘백주에서는 석유를 실은 열차가 탈선하면서 47명이 사망한 바 있고 이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행정부에 유조열차안전법 보완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도 삼지연 비행장으로 향하던 다섯 량의 항공유 수송열차가 탈선하면서 진압하기 힘든 대형화재가 발생한 바 있고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서는 항공유가 들어있는 두 개의 저장탱크가 폭발하면서 환경적·인명적 큰 재앙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량의 항공유를 저장하는 국내 국제공항의 경우에도 사고를 예방하고자 관할 소방서가 주기적인 항공유 누출 비상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곳을 관할하는 송탄소방서 관계자는 해당 철로가 운영되는지도 모른 채 “철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해 이곳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민의 민원 등 미군부대와의 조율을 담당하는 한미협력사업단 관계자 또한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항공 수송열차에 대해 “어떠한 업무 협약이나 지원, 공조체계도 갖고 있지 않다”며 다소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화물질로 가득 찬 8량의 수송열차가 평택 도심 속에서 버젓이 운행되고 있지만 이와 같이 평택시와 유관기관들의 관심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 채 만일 항공유 수송열차가 조금이라도 탈선하거나 차량 혹은 위험물질과의 접촉으로 화재가 발생한다면 캐나다 퀘백의 대형참사가 평택에도 재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