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처리장 문제로 평택시와 오성·고덕면 주민 양측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3시 공재광 평택시장이 고덕면사무소를 방문해 비대위를 비롯한 오성·고덕면 주민대표들과 면담을 갖고 갈등 진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면담에서도 평택시가 오성면에 가축분뇨처리장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과 악취로 인해 추진을 반대한다는 주민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지만, 공재광 시장이 허심탄회하게 주민과 대화를 시도하고 불통 행정으로 강행했던 과오를 사과하는 등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마련한 자리였다.

먼저, 고덕면 주민과 사전 소통 없이 추진한 점에 대해 공재광 시장은 “오성면에서 발생한 악취가 자연적 서풍을 타고 고덕면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게 됐다”며, 고덕면에서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사전에 추진하지 않은 점을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시설의 악취 발생 여부에 대해서는 공재광 시장과 주민의 의견이 여전히 극명하게 갈려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공재광 시장은 “악취를 막기 위한 예산을 더 투입해 전국 최초로 지하화를 추진할 예정이며, 타 시·군의 단점들을 종합해 보완하고 이동 간에는 완전 밀폐형 차량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으나 주민들은 “현재 단점을 모두 보완하여 만들어진 완벽한 시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불안감을 내비췄다.

이에, 공재광 시장은 “추진 초기단계부터 설립 진행단계까지 전 과정에 주민들을 적극 참여시켜 악취 여부에 대해 검증을 받을 것이고 만일 가동 후 악취가 발생한다면 누구보다도 앞장서 가동을 중지시킬 것”이며,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주민 피해가 우려되는 운영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기피시설로 인해 하락하는 아파트 가격과 관리 소홀 및 시설 노후에 따른 악취 발생, 향후 처리량 증가에 따른 처리장 증설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 증폭의 우려를 표하는 등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공재광 시장은 "기존의 악취가 있는 지역이라 주민들의 우려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미뤄온 시설 추진이라 시기와 행정절차상 선정부지 변경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평택시가 과거 주민과의 소통 약속을 무시한 채 추진강행을 위해 조례를 은밀히 개정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행정을 보인 점과 평택축산농협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민과 소통 없이 인허가를 신청한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공재광 시장이 주민들과 면담을 가지며 뒤늦게나마 신뢰를 되찾으려 노력했지만 주민들이 그동안 받은 상처가 깊은 만큼 평택시의 향후 신뢰 있는 자료 구축과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허심탄회한 소통 행정이 어느때 보다도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