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수원을 방문한 한 시민으로부터 본사에 제보사진과 함께 강한 불만의 글이 접수되었습니다.

제보의 내용은 수원시가 심혈을 기울여 대표문화거리로 조성했다는 나혜석거리에 대한 것이었고 불만사항의 요지는 제보자가 나혜석거리를 외국인친구들과 방문했다가 겪은 불쾌한 장면들과 악취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나혜석 거리는 1896년 수원에서 태어나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로, 문학가로 활동한 근대 신여성의 효시인 여류 아티스트 정월 나혜석선생의 생애와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수원시에서 2000년 8월 30억원의 시예산과 심혈을 기울여 인계동에 조성한 문화의 거리입니다.

그러나 과연, 수원시 대표 문화의 거리라는 명성이 잘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2장의 제보사진 현장을 확인하고자 나혜석거리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가장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리 양쪽에 놓여있는 화단에 자리한 무단 투기된 담배꽁초 및 쓰레기들이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사진을 통해 제보 받은 장소를 찾았습니다.

다 썪고 마른 음식물 찌꺼기의 잔해가 그대로 남아있고, 주위 반경 50m까지 악취가 진동하는 현장에 취재진은 과연 이곳이 문화의 거리 한복판이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울타리로 가려져있는 곳 내부엔 뚜껑이 열린 채 악취를 유발시키는 장소가 감춰져있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맞은 편 상점은 기존 건축물에 덧대어 시유지를 침범한 상태이며, 식당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인도를 무단점유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또한 정체를 알 수 없는 파란 통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묻힌 채 자리해 있는 상태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관청인 팔달구청에서는 시유지를 침범한 증축물에 대하여 사전 승인을 한 내용은 없고 지적도상으로만 보면 불법건축물로 보여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속이나 시정명령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조치하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습니다.

[건축과 인터뷰 – 1.인원이 없어 세세하게 관리 감독이 어렵다. 2.우리 부서가 판단할 문제다. ]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하고 있는 각종 점유물들에 대해서는 그러한 점유물들이 있는 지도 파악이 안 되어 있는 듯 보였습니다.

[건설과 인터뷰 – 파란 통의 존재에 대해 잘 모르겠다.]

취재의 시초가 된 제보내용에 대해서는 계도조치 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는 했으나 계도조치기간은 임의로 한 달까지 지정할 수 있다는 답변으로 과연 계도의지가 있는 지 취재진에게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환경위생과 인터뷰 – 음식물 찌꺼기 우수관 무단 방류에 대해서는 민원이 들어와, 절차대로 계고조치를 했고, 정확한 기간은 정하지 않았으나 계도기간으로 설정해 지켜지지 않는다면 후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장의 사태에 대해 정확한 인지를 못할 수 밖에 없는 이면에는 책상에 앉아 전화나 방문으로 접수되는 민원에 대해서만 관리하는 식의 탁상행정이 가장 크다고 보여집니다. 취재진이 가장 최근에 관할구역에 나가본 날이 언제인지 묻는 질문에 관계공무원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일관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원시가 기획적으로 조성한 문화의 거리를 관리하는 관리행정의 이면에는 이렇듯 탁상행정으로 일관하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가 자리잡고 있어 갈수록 나혜석거리에 대한 시민들과 방문객들의 이미지는 악화될 듯 보여집니다. 또한 악화되는 이미지로 인해 줄어든 방문객, 그리고 파급되는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듯 합니다.

시민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나혜석거리가 수원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수원시 관계공무원들의 더욱 더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행정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ybcnews 장세현입니다.



수원/장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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