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2019년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최종 확정 발표됐다.

이는 전세계 스포츠인들의 관심과 축하 속에 개최지로 확정된 광주시민들은 물론 온국민들의 환영과 축제 속에 기뻐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전세계 지구촌의 관심과 축하 및 격려 속에 축제를 지원해야 할 중앙정부가 유치를 신청하여 개최지로 확정발표를 받아 성공한 광역단체를 축하와 격려는 못해줄망정 찬물을 끼얹듯 광역시가 문서를 위조하여 부정으로 유치한 것처럼 국민들에게 기쁨보다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국내 뉴스를 접해보면 연일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듯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국민들로 하여금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뉴스만 보도되고 있다.

또한 장마와 폭우로 전국적으로 수많은 재산피해와 인명사고가 속출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정부는 국민들의 안위와 희망은 뒷전인 채 국민들을 좌절감 속으로 유도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연일 무더위와 장마로 짜증만 나는 국민들에게 '2019년세계수영선수권대회' 광주 유치는 희망으로 무더위를 씻겨줄 수 있는 청량제와 같은 희소식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묻고 싶다.

세계 스포츠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마지막 결정되는 순간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드디어 우리나라 광주가 결정되는 순간 환호가 터져 나오며 그동안 대회 유치를 위해 고생한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치적 갈등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 쯤 박수를 쳤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느 국가가 세계대회를 유치 신청하여 개최지 확정발표 5시간 전에 세계 언론에 '유치신청서 문서조작'이라는 말을 유포시켜 국가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을 벌였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광주 유치가 그렇게 문제가 많고 광주 유치에 배가 아팠다면 처음부터 문제를 삼아 중도에 포기하도록 했으면 국제적 망신이라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온 세계가 대회 유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당일에 문제를 삼은 것은 재나 뿌려보자는 심사가 아니고서야 어찌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만약 그로 인하여 대회 유치 결정이 안 됐다면 그땐 누구를 탓했을 것이며, 온갖 루머와 중상모략이 난무했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

지역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당당히 나아가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단순히 지방도시의 일만은 아니다. 국가 인지도가 올라가고 대회가 끝나는 기간까지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의 수는 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국가발전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물론 부정행위를 보고도 덮어주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개최지 확정 발표로 국민들의 마음을 축제 분위기 속에 기쁨을 만끽한 후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조용히 조사를 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제 문제가 불거진 이상 철저히 조사해서 문서를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잘못이 드러나면 이에 대한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들에게 청량제가 될 수 있었던 '대회유치 경사'에 찬물을 끼얹어 불신과 분열로 분노케 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

그런데, '문서조작'에 대한 석연찮은 의견도 분분하다. 광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 문서 제출 시 번역에 의하여 약간의 문서변형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즉 엄밀히 말하면 조작이 아니라 변조됐다고 해야 맞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계 부처인 문체부에서 이를 알고 광주시에 통보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문서변조' 논란이 세삼스런 내용이 이니었으며, 더욱이 대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당일에 터져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광주시는 이와 관련 지난 2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 후 실사단이 광주시를 방문했을 때 이러한 문제가 밝혀져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을 충분히 논의했으며, 실사단 역시 진실을 알고 난 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했고, 현 국무총리 역시 이러한 내용을 알았으며, 실사단에게 '유치만 결정되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제1차 유치신청 서류 이후 제2차 서류절차를 거쳐 최종으로 제3차 유치신청 서류를 발송하면서 문구에 이미 발송한 1차, 2차를 배제한 최종본으로 대체 결정한다는 내용을 삽입하였다"고 증거를 제시했다.

아울러, 이러한 모든 잡음은 최종 결정시까지 유보하고, 최종발표 이후에 진위 여부를 논의해 문책을 결정하기로 문체부와 합의된 사항도 공개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날 “이유야 어찌됐든 문서변조가 있었음을 시인하며, 국민들과 광주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한 점은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이 모든 일에 필요하다면 조사에 응하겠으나, 어떻게 개최지 최종확정발표 5시간 전에 언론에 유포하여 국익을 훼손하는 일을 하게 했는지를 함께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서변조' 사실은 분명하나 이미 정부나 관계 부처, 그리고 세계수영연맹 실사단까지도 알고 있던 사실을 구태여 발표 당일 누구에 의해서, 무슨 목적으로 유포시켰는지 밝혀내는 것도 철저한 조사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기쁨을 빼앗고, 매일 정쟁만 일삼는 정치의 굴레에 국민들을 끌어들여 서로 반목하게 만드는 국가나 정치가 된다면 그것은 분명 '문서변조'보다 더욱 중대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기록물이 온데간데없는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내일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매일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정용균 광주·전남방송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