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에 대해 잘못 이해한 채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인근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피해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요.”

해안가 공익시행 사업에 따른 어업피해 보상평가와 함께 해양오염 그리고 사고에 따른 어업피해 보상평가를 주 업무로 하는 김기대 박사(46)는 “해수면 개발과 공유수면 이용에서 피해 정도를 잘 못 계산해서 많은 사업 진행비를 날리고도 사업에 실패한 경우를 여럿 봤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감정평가사로 일해오면서, ‘공익사업이 중복으로 시행되는 경우에 어업피해 보상액의 합리적인 산출방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야말로 어민들의 피해보상 관련한 분야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실제 그는 많은 국민에게 이슈가 되었든 2007년 12월 태안반도에서 발생한 해양 기름유출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에도 어민들의 어업피해보상평가를 맡기도 했다.

현재 수협중앙회 어업피해보상 자문위원이면서 ㈜대화감정평가법인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전이나 발전소 등 대형 국책사업은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지만, 중소기업의 공장 부지 개발은 문제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고, 또한 삼면의 해양환경이 제마다 서로 다른 우리나라는 거기에 분포하는 수산동식물도 매우 다양하며, 이들 수산생물을 대상으로 조업하는 어업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연안 해역에서 영위되고 있는 어업은 어업종류의 다양성과 대부분 영세한 어가 경영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해안에서 시행되는 임해공단의 조성, 항만시설의 확충, 교량 건설 등 각종 공익사업의 시행 때문인 해양오염과 완공 후 공익시설이 본래의 목적에 따라 운영되는 과정에서 해수 유동의 변화, 온배수 방출, 오염물질 배출 등의 진행 및 해상에서의 각종 오염사고로 해양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영세한 어업인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공익사업의 시행 때문인 해양오염 또는 해상에서의 각종 사고 때문에 어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시행자 또는 오염의 원인제공자가 피해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합니다.”

그의 전문 지식은 국토의 원활한 개발과 함께 피해 어민들에게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면서 중복 보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피해보상액 산출의 원칙은 피해어업인의 과거 어획실적(양식어업은 생산실적) 자료에 근거하기 때문에 피해에 대한 적정한 보상금 수령 여부는 손해를 입은 어업인 본인이 어업에 대한 어업실적 증빙자료인 위판실적, 판매전표, 생산일지 등을 얼마나 충분히 확보해 입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증빙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경우 보상액의 산출의 기초가 되는 어획실적 증빙자료를 제대로 갖춘 어업인을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그는 안타까워 했다. 1991년 3월 28일 수산자원보호령이 개정됨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과거의 강제가 폐지되고 임의상장제로 전환되어 어업인 들은 수협의 위판장을 통하지 않고도 어획물의 자유판매가 가능해 연안의 영세어업인은 대부분 인근의 횟집, 식당, 소매시장 등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국토 개발로 인한 피해보상 업무를 주로 하는 자신임에도 그는 “무분별한 개발 보다는 꼭 필요한 경우만 개발해서 삼면이 그야말로 아름다움을 지닌 국토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그야말로 개발의 극치만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그 역시 고뇌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박상조기자 news365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