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YBC 뉴습니다.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함. 화재의 초기 진화를 위해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돼 있는데요. 그런데 이들 소화함 두께가 규격에 맞지 않는 곳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심지어 인증마저 받지 않은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도 발견됐습니다.]

옥외 소화전함 이른바 비상소화장치함은 전국의 화재 취약 지구, 문화재 등에 다수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소화전함 내부의 일부 호스들이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현행 소방시설법에는 해당 제품들의 판매와 설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형식 승인과 제품검사를 받아야만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병균 /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이사
[제품검사를 받지 않고 설치하게 된다면, 소방법에 의해서 처벌받죠.]

그러나 옥외 소화전함 관련 업체인 J사는 소방 호스 릴 호스에 대해 형식승인만 받고 나머지 제품검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취재진이 현장확인을 통해 파악한 J사 설치제품에는 50M 릴 호스 설치 시 품질 미달 무검사품 25M를 안쪽에 감고, 바깥쪽에는 정식적으로 검사를 받은 제품을 감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감독관의 눈을 속여 납품과 설치를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100M 릴 호스의 경우에는 무검사품 2본을 안쪽에, 검사품 30M 2본을 바깥쪽에 감는 방식으로 눈속임을 해 온 사실도 취재진에 의해 포착됐습니다.

이렇듯 문제가 된 J사는 지난 2014년 초에 옥외 소화전함 성능인증을 받았지만 이후 제품은 검사를 받지 않은 채 계속해서 판매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J사가 납품하거나 설치한 다수의 무검사 소방 호스와 수백여 개 비상소화장치함이 전국에 설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편, 소방청으로부터 소방제품의 승인을 위임받아 제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릴 호스의 경우 국가통합인증마크(KC 마크)의 유무로, 옥외 소화전함 검사품은 합격스티커의 유무로 인증검사 여부를 구별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취재는 시, 도, 문화재청, 각 소방본부의 정보공개 자료를 토대로 한 밀착취재로 진행됐는데요.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 무검사품의 회수와 폐기, 교환 설치로 안전한 소방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또한 이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관계 당국의 조속한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YBC 뉴스 권희영이었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