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개정근로기준법과 관련하여 장애인활동지원사들에게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개정근로기준법시행이 임박해 오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교사들의 휴식시간강제기준에 대한 논란이 한동안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복지부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교사들의 휴식시간을 지원할 예산편성 및 인력지원방안 마련에 나선 한편, 시행안 실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올해 말까지는 계도에 주력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장애인활동지원사의 휴식시간이행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업무일선에서는 혼선과 혼란이 이어져 왔다.

그런 와중에 지난 16일 평택시가 장애인보호사들에게 처벌규정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작성한 공문을 발송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와 경기도가 지자체에 보낸 공문에는 앞으로 ‘장애인활동지원기관은 장애인 활동지원사 4시간 근로 도중 30분의 휴게시간을, 8시간 근로 도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과 ‘현장에서 휴게시간이 자율적으로 준수 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사망 사고 위험이 높은 중증장애인의 경우 가족 또는 다른 활동지원사에 의한 휴게시간 대체근무를 지원하는 등 별도의 대책을 시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휴게시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계도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평택시는 이후 경기도로부터 전해 받은 내용을 지난 6월 15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공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15일에 기관에 발송한 공문과는 달리 19일에 장애인활동지원사들에게 발송한 공문에는 위반 시 처벌을 강조하는 문구를 삽입했다.

해당 공문에는 복지부와 경기도의 협조요청공문과는 달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의 처벌규정이 붉은 색 글씨로 중앙에 배치되어 있어 불이행시 처벌을 강조하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공문을 접한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은 강력한 처벌규정에 놀라 지원대책 및 일선현장에서 실제적용의 어려움과 관련하여 관계기관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상부기관의 지시에 따라야 해 어쩔 수 없다며 시행안에 따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심지어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장애우들을 돌보는 경우에도 4시간이내에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하며 심지어는 ‘같은 장소에 있으면 안되니 휴식을 위해 장애우들의 집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까지 나와 활동지원사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는 같은 특례업종에 속했던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개정된 권고안을 대체인력이나 근무지원비 등의 별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경우, 주로 근무하는 곳이 장애인의 가정인 까닭에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갈 곳이 없거나, 중증 장애인인 경우 휴게시간을 지키기 위해 장애인을 방치하고 나오는 것이 어려워 개정된 휴게시간을 무조건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선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평택시는 600여명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을 대상으로 보낸 2차 공문에 붉은 색 글씨로 ‘위반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라는 문구가 선명한 공문을 보내어 처벌내용을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엿보인다.

공문을 보낸 평택시청 노인장애인과 담당자는 처벌내용을 강조한 이유로 ‘활동지원사가 수신하도록 작성한 공문에, 모든 내용을 실을 수 없어 바뀐 법령과 위반 시 형량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수신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작성했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공문과 관련 일각에서는 고압적인 공문을 통해 법시행을 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부작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지극히 권위적인 행태라며 이로 인해 장애우를 돌보는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탁상행정의 극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 측에서는 이번 정책이 현장과의 괴리감이 일부 있음을 인지한다며 ‘개정된 휴게시간 권고 사항을 징역이나 벌금을 부과해 집행한다는 의미보다계도 차원의 수준으로 올해는 시행할 예정이다’고 밝혀 평택시와 정부 간 정책시행을 두고도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