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소재의 여중·고에서 학생 200여명이 교목, 교사 11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미투가 폭로되어 논란이 인 가운데, 이 학교 졸업생들이 관련자 엄벌 및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3일 평택의 H 여중·고 졸업생 동문회가 발표한 성명서에서는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거대한 물결이며,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와 개혁을 가져올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2차 가해의 묵인과 방조, 관대함이 만연한 풍토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적폐가 될 수 있음”을 꼬집으며 진상규명과 함께 관련자의 처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상처받은 후배들을 위해 미투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재단측에 몇 가지 당부를 전했다. ▲재단은 피해 학생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줄 것, ▲교육과 운동으로 ‘올바른 성 윤리와 성도덕’을 확립할 것, ▲마지막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위해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성명서를 마무리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열풍은 최근 우리나라로 번져와 사회 문화계는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그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와중에, H학교 졸업생의 SNS 폭로로 시작된 미투 사건은, H학교장의 의뢰로 평택 경찰서에서 사건을 조사 중이다.

총 11명이 가해자로 지목된 가운데, 1명은 직위 해제 된 상태이고, 나머지 10명의 교사는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해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고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평택교육지원청은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은 학생들을 위해 예방 심리치료 심리 상담 지원을 진행 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수업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감안해 학교 측에 강사 등을 선발하도록 조치했다.

하단은 성명서 전문이다.

H총동문회는 최근 H여자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미투운동과 관련해 재단 측에 관련자 엄벌 및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미투운동의 본질은 폭로와 처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되어온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 기득권과 권위주의를 깨뜨리고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미투운동은 법조계에서 시작해 문학계, 연예계, 정치권을 거쳐 종교계와 학교현장까지 사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은 미투운동의 거대한 물결은 우리나라의 사회 전반에 큰 변화와 개혁을 가져올 이정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2차 가해의 묵인과 방조, 관대함이 만연한 풍토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적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H총동문회는 이러한 사회 현실 속에서 두려움으로 미투운동을 망설이고 2차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피해 학생들을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문한다.

하나. 그동안 성추행 및 성희롱에 노출되어도 위계적인 학교 문화 속에서 본인에게 돌아올 불이익 때문에 이를 밝히지 못했던 피해 학생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며 미투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하나. 이제는 교육과 운동으로 ‘행복한 성문화, 건강한 가족 문화’를 정착시키고 교육과 운동으로 ‘올바른 성 윤리와 성도덕’을 확립해야 한다.

하나. 평택시민, 그리고 H동문인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각자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자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