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출입구가 없는 아파트로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됐던 충북 제천시 강저롯데캐슬아파트(본보 지난 2일,9일,17일,28일,29일,30일자)가 논란속에 사용승인(준공허가)은 났으나 시행사에 대한 도적적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모든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강저롯데캐슬아파트사업은 개발신탁으로 진행됐던 사업이다.

즉 위탁사인 개발업체(세명건설)와 신탁회사(하나자산신탁)가 설계 및 분양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공사를 책임진다.

롯데건설은 착공단계에서 시행사인 세명건설과 하나자산신탁에게 총 12개동 가운데 5개동의 주출입구가 지상에 없어 수차례 개선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29일 제천시에서 마련 공청회 자리에서 세명건설 대표도 인정한 바 있다.

세명건설 대표는 "사업승인 완료된 상태에서 롯데측의 개선 제안이 있었으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통상적인 설계로 알고 출입구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착공 당시에 지상 주출입구가 없이 설계되어 안전사고 등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시행사측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개발신탁 사업의 경우 신탁사 등이 설계 및 사업전반을 주도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시공사는 단순도급의 사업구도로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 변경은 상당 부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측이 지상 주출입구없이 설계한 것은 입주민의 편의나 안전은 외면하고 주출입구가 차지하는 만큼의 분양세대를 늘리기 위한 부도덕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결국 당시 설계변경 등을 통해 지상출입구를 만들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시행사가 더 많은 분양 이득을 챙기기 위해 출입구를 만들지 않은 것이다.

비난받고 있는 것은 시행사뿐 아니다.말도 안되는 건축심의를 허가해 준 제천시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아파트건축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건축심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롯데캐슬도 지난 2015년 3월 6일 9명의 전문가 모여 심의를 통과시켰다.

건축심의 위원은 건축담당 공무원을 비롯해 건축설계사,소방관련 공무원,시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인도 아닌 전문가가 참석한 건축심의에서 입주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출입구 없는 아파트를 승인해줬다는 것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입주민들이 반발하며 문제가 심각한데도 당시 심의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행사측은 입주민들과의 합의에 따라 출입구가 없는 세대에 대해서는 계약해지와 함께 계약금 등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현재 약 200여 세대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출입구없는 아파트로 웃음거리가 되면서 아파트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입주예정사 A씨는 "건축심의위원들이 자신들의 집이면 설계를 저런식으로 하게 했겠느냐"며 "2년간 새아파트입주의 꿈을 갖고 보낸 시간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