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서탄면에 위치한 건축철거현장에 15톤 가량의 1급 발암물질 석면 등 건축폐기물이 약 1년 여 동안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 때 도투락만두의 생산공장이었던 해당 철거현장 곳곳에는 건축 폐기물들이 외부 환경에 노출된 채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야적되어 있으며 한 쪽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도 마구잡이로 쌓여 있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야적장 한켠에는 석면과 폐기물의 침출수로 보이는 오염수로 가득 찬 물웅덩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성분이 섞인 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와 같이 고여 있는 침출수는 장마철 내리는 폭우에 휩쓸려 인근 토양과 지하수에 흘러 들어 갈 것은 자명해 보이며 이로 인해 농작물 오염과 주민 건강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해당 건물의 건물주인 A업체가 노후 건물의 철거를 위해 고용한 철거업체와의 원활하지 못한 도급계약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차례 철거업체가 변경되며 대금 지급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게 되었다.

이 과정 중 철거를 진행했던 용역인부들이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해당 공사의 유치권을 행사하며 건물주 A업체에게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해당 업체는 “최근에서야 평택시청에서 나온 벌금고지서를 보고 이 사태를 알게 돼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다”며 “우리는 철거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며 우리와 관련 없는 업체들이 계약서를 위조해 우리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거공사의 한 인부는 “공사를 하다가 우리가 자금을 넣고 하는데 시행사가 자꾸 바뀌다보니까 10원 한 장 못 받았다”며 “이 땅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고 그 이후로부터 계속 공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지 몇 달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작년 10월 23일부터 시작된 철거 공사는 공사정지가처분으로 인해 1월에 중단됐으며 이로 인해 현장에 방치된 석면에 대한 관리감독은 전혀 이루어 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관할관청인 평택시 자원순환과는 “평택시 서탄면의 철거 현장에서 지난 1월 26일 약 15톤에서 20톤 정도의 지정폐기물(1급 발암물질 석면) 처리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신고일로부터 60일 내에 처리가 완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료시점이 무려 90여일이나 지났음에도 행정처분이나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현장에서 실제 치웠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행정업무가 너무 많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평택시 관계자는 지난 7월 12일에 뒤늦게 관련사실을 확인하고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취재과정에서는 이처럼 15톤이 넘는 대량의 지정폐기물(1급 발암물질인 석면)폐기에 대한 관리감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 평택시의 유해폐기물관리와 관련,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