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로 예정된 (사)대한바둑협회장 선거가 법원의 회장선거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음으로서 회장선거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10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0호 법정에서 제21민사부는 대전광역시바둑협회 회장 직무대행자 주영란, 한국초등바둑연맹 회장 강준열, 경기도바둑협회 전무이사 박종오(개인) 등 채권자가 제출한 '회장선거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문에서 대한바둑협회(채무자)가 개최하고자 하는 회장 선거는 대한바둑협회의 정관 및 회장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서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고, 이러한 회장 선거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향후 새로운 법률적 분쟁이 초래되어 관련 당사자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한바둑협회 회장선거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판결된 주문은 다음과 같다.
1. 채무자는 2016. 6. 11. 09시부터 17시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405 서울역 4층 KTX별실에서 실시되는 사단법인 대한바둑협회의 회장 선거를 개최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가 2016. 6. 11. 09시부터 17시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405 서울역 4층 KTX 별실에서 사단법인 대한바둑협회 회장을 선출하는 경우 그 회장 선거의 효력을 정지한다.
3.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4.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재판부는 여러 쟁점 가운데서도 특히 두 가지 사안이 문제라고 봤다.

첫째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회장 선거를 운영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는 채무자(가처분신청 건에 관해서는 신청인이 채권자가 되고 피신청인이 채무자가 된다) 홍석현이 재직 중이던 2016년 4월 29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선거관리위원 7인을 위촉하였고, 홍석현은 2016년 5월 8일에야 회장 직무집행을 정지한 이후 회장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함으로써 이러한 구성은 회장선거관리규정 제3조 제3항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결론 내렸다.

둘째는 회장선거인단 후보자 중 ‘심판’과 관련해 심판자격증 소지자가 선거권이 배제된 서울, 경기 바둑협회에 편중되어 있다는 이유로 대한바둑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 경기 등 선거권이 없는 지역의 협회에 소속된 심판들을 다른 지역에 임의로 배정한 것도 시·도 바둑협회의 선거인 추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 동안 대한바둑협회는 전국 17개시도 중 서울, 경기, 강원, 대전, 세종 등 5개 시도바둑협회를 회원선거관리규정에 의거해서 선거인에서 배제했고 그 과정에서 해당 시도바둑협회와 마찰을 빚어왔었다.

한편 대한바둑협회 회장선관위는 지난 5월27일 (사)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일을 6월 11일로 공지했으며, 지난 4일 등록마감일까지 홍석현 중앙일보 jtbc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출마한 상태다.

그러나 법원이 회장선거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바둑계 이미지 추락은 물론, 구성원 간의 진통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