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외출을 했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내 집이 완전히 박살나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지난 8일 평택시 신장동에서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평택시 신장동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 앞.

건물주민 방모씨가 공사현장을 가리키며 우리 집이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 한가운데엔 방모씨의 딸 김모양이 아예 돗자리를 펴고 드러누웠습니다.

공사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건장한 용역업체 직원들도 보입니다.

[건물주민:밀어버렸잖아요. 우리 외출한 사이에 밥 먹고 온 사이에 용역 불러서 못 들어가게 막아 버린 거 아니에요.]

이 모든 사태는 H건설사가 매입하지 않은 건물까지 무단으로 철거하면서 일어났습니다.

해당 건물의 5분의 1이 공사현장에 속해있었는데 건물의 5분의 4 밖에 매입하지 못한 H건설사는 지난 2일 매입하지 못한 5분의 1을 제외하고 1차 철거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 집주인들이 잠시 집을 비우자 H건설사가 갑자기 건물주의 동의 없이 나머지 건물까지 모두 철거해버린 겁니다.

H건설사 측은 철거할 때 건물의 일부만 남겨두면 사고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전부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건물주:당신들이 위험하던지 말던지 간에 왜 건물을 부수냐 이거야!
건축주(토지주):아니 불편하시면 (보상금을) 청구를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건물주:아니 왜 근데 여기를 당신들 마음대로...
건축주(토지주):아니 우리 땅이잖아요! 사장님 땅입니까 그게?
건물주:건물은 우리거야!
건축주(토지주):건물은 없습니다.
건물주:아니 너희가 지금 강제로 부숴놓고 없다고 하는 거야?]

건물주와의 합의도 없이 건물을 무단으로 철거한 것에 대해 인근 주민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역 주민:합의 안되면 못뜯는거야! 뭐 여기서 이럴 게 있어! 뜯는 게 잘못된 거야. 합의가 되야지 합의가!]

건물에 살던 주민들은 용역업체 직원들과의 실랑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방모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통증과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방모씨:어제 뭐 장정들, 떡대 같은 사람들하고 잡아당기고 하느라고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어요.]

H건설사와 건물주간의 보상금 합의가 진행됐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액수의 차이가 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토지위에 세워진 건물이라는 이유로 무단 철거를 감행한 H건설사.

건물주와 아무런 합의도 없이 이뤄진 철거에 대해 토지에 대한 권리를 빌미로 건물주의 권리는 완전히 무시하는 갑질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에는 H건설사가 진행 중인 분양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이를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하며 분양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확정수익을 전부 지급하지 않고 일부만 지급하거나 분양당시에는 말이 없던 관리비나 가구비를 요구하는 등 제시했던 조건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사기분양 논란에 이어 이번 무단철거 논란까지 겹치는 등 H건설사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더 커져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