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발 엄지발가락 1개 밖에 없는 K씨(남,60세)가 상복을 입고 인천 계양구 계산동 M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K씨는 당뇨 환자로, 오른쪽 발 3번째 발가락에 티눈이 생겨 손으로 떼어내다가 상처가 생겼다.

동네 H정형외과에서 작년 11월초 치료를 받던 중 사우나 금지를 어겼더니 상처가 퉁퉁 붓기 시작하자 K씨는 11월 9일 지인의 소개로 큰 병원인 M병원에 치료차 최초 방문했다.

M병원 의사는 입원을 권했고, 다음날인 10일 3번째 발가락 절단하지 않으면 다른 발가락도 위험하다는 말에 11일 발가락을 절단했다.

이후 K씨는 절단 부위에 붕대를 감은 채 통증이 생기면 진통제를 놓거나 소독약을 바르고 생활하던 중, 의사가 염증이 많이 생겼다며 K씨를 수술실로 데려가 발바닥을 갈라서 붕대만 감아놓았다.

며칠이 지나 발에서 썩는 악취가 나자 MRI 검사를 했고, 의사는 “여기선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으니 더 큰 병원으로 가야될 것 같다”며 “소개를 해줄 테니 거기로 가라”고 말했다.

M병원이 만든 K씨의 진단서

M병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K씨는 이를 거절하고, 부천성모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를 마친 부천성모병원 의사는 "다리도 중요하지만 패혈증이 더 문제“라며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K씨는 결국 부천성모병원에서 발바닥 염증치료를 하다가 감염된 발가락 3개를 더 절단하게 돼 엄지발가락만 남았다.

K씨는 M병원이 발가락을 절단해서 다른 발가락까지 감염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M병원이 발바닥을 발등과 갈라놓더니 우리는 이런 수술 못한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한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느끼고 분노가 치민다며 K씨는 참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M병원 외벽 현수막에는 "척추, 관절"을 전문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는 관절센터(어깨, 무릎, 기타질환(테니스엘보,무지외반증), 척추센터(척추질환), 내과검진센터 고혈압, 당뇨병 치료, 5대 암 검진, 도수운동재활센터라고 진료 분야를 알리고 있다.

한편, 헤럴드경제의 지난 5월 12일자 인터넷기사 ‘발목절단 초래하는 당뇨합병증, 당뇨발’ 에서는, <한승규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많은 당뇨발 환자분들이 단순한 상처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여러 가지 좋은 방치 치료법을 통해서 절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의심이 든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엄지발가락만 남은 K씨의 발

K씨도 결국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을 통해 추가 감염을 막고 이식 수술 등을 통해 그나마 엄지발가락과 발목을 살려냈다.

관절, 척추 전문인 M병원이 왜 무리하게 당뇨발 환자의 진료에 손을 댄 후 마무리도 다 하지 못하고 다른 병원 전원을 추천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K씨는 “손대지 않고, 처음부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치료를 잘 받았다면, 발가락을 4개나 잃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며 “죽었다가 살아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M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잘못이 없다.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처음부터 큰 병원을 가진 않지 않느냐? 처음부터 발목을 자르진 않는다”며 “발가락 1개를 절단한 후, 발바닥을 갈라놓은 상태로 두고 봉합을 안한 것은 감염을 잡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처부위 발가락 절단 후 경과를 보며 치료를 해야하는 절차대로 했다”며 “차라리 소송을 걸면 더 좋겠다, 요구 사항을 몰라 답답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타 척추 관절 전문 병원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술해서 건드리기 보다는 감염치료도 병행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K씨 부부는 부천성모병원 성형외과에서 치료가 끝난 후 M병원을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물리적 마찰이 생겼고, 병원 관계자는 이 부부를 폭행으로 고소했다.

이후 K씨는 지난 22일 M병원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M병원 관계자의 비유처럼 당뇨발을 감기로 비유한다면, '감기'를 '메르스'로 키운 것인지, '메르스'를 '감기'처럼 치료한 것인지, '감기'로 보이는데 알고 보니 '메르스'여서 전문병원을 소개하려 한 것인지 서로 주장이 다르다.

의료행위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M병원과 K씨는 서로 마주보고 달려가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