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를 의심하는 아내를 살해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암매장한 뒤 나무까지 심은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남편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고법 형사7부는 상해치사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51, 남)에게 원심대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아내인 A씨(40, 여)와 외도 문제로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 A씨는 김 씨가 운영하는 조경 회사의 경리직원과 남편과의 관계를 의심했다.

사무실을 찾아 온 아내 A씨가 경리 직원의 주소가 적혀 있는 이력서를 찾겠다며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김 씨는 A씨를 밀었고 A씨는 넘어지면서 화목 난로에 머리를 부딪쳐 후두부 골절로 사망했다.

이후 김 씨는 회사 뒷마당에 굴삭기를 이용해 1.3m의 구덩이를 판 다음 A씨의 시신을 암매장했다. 김 씨는 구덩이의 흙을 메우고 그 위에 소나무를 심는 엽기적인 행각까지 벌였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죄질 및 범죄 정황이 좋지 않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나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김 씨 측은 형이 너무 무겁다고 각각 주장하며 항소했다.

결국 2심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은 좋지 않으나 김 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우발적인 경위로 사고가 발생한 측면이 있다"며 검찰과 김 씨 모두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