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교육과정의 평가지침에 제시된 수준 이상으로 어려운 수학 시험문제가 금지된다.

수학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에 의해 31일 열린 '2015 교육과정 개정 2차 공청회'에서 공개된 수학 교육과정 2차 시안에는 필요 이상으로 고난도의 복잡한 문항을 출제하는 것을 막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학교에서 지나치게 수학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경향이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양산을 더 부추기고 수학 사교육 과열을 불러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평가 유의사항' 지침을 영역별로 신설한 2차 시안에 따라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년부터(초등학교는 2017년부터) 교육과정의 평가 지침에 제시된 수준 이상으로 수학 문제를 어렵고 복잡하게 출제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한 현행 교육과정에 비해 학습량도 20% 감축해 초등학생들이 배우던 어려운 개념은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배워왔던 어려운 개념은 고등학교 과정으로 옮겨간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일례로 고등학교 공통 수학에서는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이 빠지고 선택과목 중에 '수학Ⅱ'에서는 미적분의 핵심 원리를 쉽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줄였다.

아울러 '확률과 통계'에서는 '분할'과 '모비율의 추정'이 삭제되고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는 공간벡터를 삭제하고 과목 이름도 '기하'로 바꿔 진로 선택과목에 넣기로 했다.

최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의 36.5%, 중학생 46.2%, 고등학생 59.7%가 이른바 수포자로 집계돼 고등학생은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가 수학 공부를 포기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수학 공부를 단념한 학생이 많은 현실은 우리나라 수학 교육이 잘못됐음을 방증하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수학 과목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1위임에도 흥미도가 하위권으로 조사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교육당국은 2차 시안대로 수학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수포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수포자'가 많다는 이유로 수학 시험을 쉽게 내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교육부의 의뢰를 받아 작년 11월부터 개정 수학 교육과정의 시안을 연구해왔으며 지난 5월 1차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까지 시민단체와 교육계, 수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새 교육과정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