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이른바 ‘태완이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현재 형법상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203명 투표에 찬성 199표, 기권 4표로 의결했으며 반대표는 없었다.

이에 따라 현재 25년인 형법상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없어지게 됐다.

더불어 '부진정소급'(현재 진행중인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 원칙에 따라 현재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모든 살인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사건들의 공소시효가 없어졌다.

다만 강간치사나 폭행치사, 상해치사, 존속살인 등 고의성이 증명되지 않는 살해의 경우 해당되는 개별법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외됐다.

또한 살인 이외에 '5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의 경우 DNA 등 과학적 증거가 확보되면 범죄자를 특정할 수 없더라도 공소시효를 10년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지난 1999년 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당시 6살이던 김태완 군이 누군가의 황산테러로 숨진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게 될 위기에 처하자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발의했다.

서영교 의원은 "태완이 사건은 물론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 이형호 군 유괴·살해사건 등 영구미제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가겠다"며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강간치사, 유기치사 등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개별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태완이법 외에도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을 삭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난폭운전을 한 사람에 대해 행정처분을 부과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