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확진자와 사망자가 제로를 기록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더블 0’를 나타내기는 지난 19일 이후 9일만이다. 메르스 진정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퇴원자도 2명이 추가되면서 총 93명으로 늘었고, 격리해제자도 1만 3136명을 기록했다. 외형적인 숫자만 본다면 메르스 사태는 분명 진정세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도 지난 26일 의사 감염 이후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아 진정 기미를 보인다. 특히 공군 원사 37번 환자(45, 남)와 접촉한 감염 의심자의 메르스 잠복기가 24일로 이미 종료됐지만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은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강동성심병원이 ‘3차 유행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병원을 경유한 173번 환자(70, 여, 사망)가 발열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9일 동안 병원 의료진과 환자, 방문객 등은 물론 주변 병·의원 및 약국을 돌아다니며 접촉한 사람이 파악된 것만 4,8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환자는 입원 중 폐렴 증상을 보였는데, 폐렴은 그간 국내 메르스 슈퍼전파자가 보인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 환자를 감염원으로 하는 환자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강동성심병원에 역학 조사관을 대거 투입하고 접촉자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도 보건당국이 신경 쓰는 곳이다. 27일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가 메르스 추가 확진자로 판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병원의 집중관리 기간도 종전 5일에서 오는 10일로 5일 더 연장했다.

결국 강동성심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두 곳의 방역 활동의 성패가 7월초 ‘메르스 사태’ 종식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이란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