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발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바다 건너 제주도에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40대 관광객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18일 현재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23명, 확진자 165명, 격리자는 6729명에 달하며 대한민국 전체가 메르스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정작 메르스가 처음 발원한 것으로 알려진 평택에서는 동시에 2명의 메르스 완치자가 나와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18일 오전 평택 굿모닝병원에서는 메르스를 극복한 2명에 대한 완치 퇴원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때 39번 환자로 불렸던 송길용 씨, 뜻밖에도 송 씨는 메르스와는 별개로 남다른 사연이 있어 메르스 완치와 더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송혜희, 전국적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읽어보았을 이름. 송길용 씨가 애타게 찾는 딸로 지난 16년간 실종상태에 있다.

송 씨는 실종된 딸을 포기하지 않은 채 16년간 찾아다니다 몸이 약해진 나머지 급기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주변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절망의 순간에도 또 완치의 기쁨에도 딸을 찾고자 하는 애타는 심경만이 가슴깊이 남아 있다고 토로한 송 씨는 메르스보다 더 두려운 것은 실종된 딸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완치자인 우종하 씨의 사연 또한 듣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현재 우 씨는 완치로 퇴원하지만 그의 아내는 아직도 메르스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은 18년 전 함께하기로 한 이후 여건이 안 돼 결혼식조차 올리지 못한 상태로 가정을 꾸려오고 있었다고 한다. 마침내 남들 앞에서 떳떳하게 부부임을 선언하는 결혼식을 7월 5일로 앞둔 채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자녀를 간병하던 부부는 함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8년 동안 결혼식을 못 올린 채 살아온 게 아내에게 못내 미안했던 우 씨는 아내가 꼭 완치되어 보란 듯이 결혼식을 올리고 앞으로 더욱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아내의 쾌유를 기원했다.

한편, 22번 환자인 아내는 우 씨와 함께 굿모닝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져 완치를 기다리고 있으며, 현재 아내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결혼식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때 메르스 경유병원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뤘던 평택 굿모닝병원은 만전을 기한 치료 끝에 두 사람이 무사 퇴원함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지역 내 거점병원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특별한 사연과 함께 이들의 완치 소식은 미지의 전염병 공포에 혼란스러워 하는 전 국민들과 이 시간에도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메르스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소식이다.

오늘과 같은 반갑고 기쁜 기자회견이 앞으로도 모든 환자들의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