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건물을 불법 점유하고 그 과정에서 세입자를 감금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접수됐는데도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세입자 등 피해자들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 오전 9시경 서울시 강서구에 소재한 SM타워 건물에 (주)한성에스앤에스(대표이사 김상규)가 용역업체 직원 등 7~8명을 동원해 건물주의 허락도 없이 시건장치를 부수고 무단침입해 재물을 손괴하고 출입문을 봉쇄하며 세입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이들은 건물 2층의 한 사무실을 점거한 후 3층과 4층을 강제로 침입해 세입자들을 강압적으로 퇴거시키고, 퇴거에 불응한 4층의 세입자 석영만(남, 63세.무역업)씨와 강금안선(여, 70세)씨 등 2명을 사무실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까지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피해자 석씨 등에 따르면, 이들이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무실에서 나가라”고 해 “그렇게 못하겠다. 무슨 권리로 나가라고 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하며 112에 신고를 했으나, 출동한 경찰관은 (주)한성에스앤에스가 “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위임받았다”는 말에 사실여부 확인도 없이 “우리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니, 쌍방이 잘 해결하라”며 돌아가자 석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 6명을 시켜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 반 동안 감금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공포에 떨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석영만씨 / 강금안선씨

뿐만 아니라, 석씨는 감금된 상태에서 112로 12시15분경까지 5~6번이나 신고를 했으나, 강서경찰서에서는 오후 2시경이 돼서야 출동하는 바람에 2시간 반 동안 감금되어 공포에 떨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석씨 등이 거세게 항의하자 (주)한성에스앤에스 직원들이 석씨의 팔을 비틀고 힘껏 밀치는 등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늑장출동한 경찰관은 석씨의 말은 듣지도 않을뿐더러 감금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쌍방이 잘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한 채 돌아가 버렸다며 당시의 공포에 불안해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석영만씨 / 63세, 무역업

사건의 건물인 SM타워는 시행사인 수명산씨티(주)가 지난 2008년경에 건축한 것으로 현재 (주)하나자산신탁이 수탁받아 관리하고 있으며, 불법 점유하고 있는 (주)한성에스앤에스는 1순위 채권자인 푸른저축은행과 최근 계약하고 금융권 대출을 통해 채권을 확보하려는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권 대출을 위해서는 건물의 일정부분 명도확보가 필수적인데,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자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 강제 점유라는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3층의 경우 건물주인 수명산씨티(주)와 지난 2012년 10월경 인테리어공사(도급액 1억5천만원 정도)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하였으나 공사대금을 지불받지 못하여 대신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원풍건설(주)의 사무실을 무단으로 침입하여 재물을 손괴하고 출입을 막고 대치하고 있어 긴박감이 감돌고 있으며, 자칫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병호씨 / 64세, 원풍건설 대표

그러나 취재진의 취재결과 (주)한성에스앤에스는 본 건물을 강제 점유할 아무런 권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한성에스앤에스가 (주)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 법무법인에 위임한 ‘소송위임장(사건명 : 건물명도단행가처분)’을 가지고 주장하는 것으로 (주)하나자산신탁에 확인 결과 ‘소송위임장’은 건물 점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주)한성에스앤에스에 어떠한 권리도 위임한 적이 없다고 밝혀 (주)한성에스앤에스가 (주)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았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나, 결국 현재 건물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어서 현행범으로 즉각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주)하나자산신탁 공매담당

하지만 서울 강서경찰서는 피해자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2주째 방치하고 있어 불법을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으며, 또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담당 조사관도 아닌 경찰간부가 모든 조사과정에 개입하여 조사내용을 일일이 체크해가며 피해자를 회유하려다 말다툼까지 벌였다고 밝히며 강한 불만과 유착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어 자칫 경찰내부의 청렴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감금폭행 피해자 석영만씨 / 63세, 무역업

[엔딩멘트]
권리를 위임받았다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주)한성에스앤에스가 현재 2주째 불법점유를 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는데도 경찰이 좀처럼 민원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어 자칫 더 큰 불상사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YBC뉴스 강효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