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교육의 열풍인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을 통한 사물의 이해를 돕는 사교육의 길라잡이로 나선 공부방 선생이 있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양산 범어 신도시 택지에 있는 그의 작은 원룸에서 현실적으론 공교육에서는 하지 못할 사도가 지녀야 할 자세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것보다 그들과 일상을 함께하며, 가령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을 때도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아이들에게 젓가락을 놓고도 '이건 X 축이야! 그럼, 젓가락을 하나 더 놓으며 이건 무슨 축?, 물으면 아이들이 Y 축이에요!' 공부하는 게 아니야? 식사 나올 동안만 잠시 노는 거야! 그러면서 제가 젓가락 사이에 숟가락을 가져다 세우며 이건 뭐지 하면 아이들은 비율이요 합니다. '잘하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수학과 물리로 자연스럽게 공부의 이해를 끌어냅니다."

나종면(38) 선생은 실제 강남의 유명학원인 교연학원, 포엔원 학원, 사대일학원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에서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다 과로로 쓰러져 요양 차 이곳 양산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의 소문을 듣고 내려오게 되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중·고등학교 문제지를 병실에서 풀고 있는 모습을 환자나 보호자들이 보고 처음엔 그의 정체를 궁금해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옆 병석에 누워있는 환자의 보호자가 "오늘 애, 학원비를 보내야 하는데…." 걱정하는 환자보호자의 말을 듣게 되었다.

어느 날, 그 환자의 중학교 2학년인 딸이 물리수업을 받아야 하는데 학원비가 너무 고액이라 가뜩이나 아빠가 병석에 누워있어 생활이 힘든 터라 걱정을 하는 걸 옆에서 그 장면을 보게 된 나선생이 그 학생을 불러 물리책을 꺼내게 해 직접 이해를 시켜가며 가르치는 모습에 그 부모님께서 감동하게 되었다.

연세든 부모님조차도 이해가 속속 들어오는 명강의로 감동한 나선생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양산 신도시라지만, 아직 서울과 달리 교육환경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을 상대로 과도한 학원비를 조성하는 사교육의 현장을 보면서 나선생은 교육 현실에 개탄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힘들어 허리띠를 졸라매는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님을 보면서 그는 병실에서의 인연 때문에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게 되었다.

그 역시도 아직 요양 중인 환자의 몸임에도 사도가 지녀야 할 자세와 어렸을 때 불우했든 자신의 아픈 과거를 통해 어려운 집안의 학생들을 모아 때로는 집안이 너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가르치고 있기도 한다.

또한, 가정이 어려워져 제대로 교육을 집중할 수 없는 문제 학생들을 모아 일일이 아침마다 7시에 깨워 학교를 보낼 만큼 사춘기 청소년 범죄예방을 사전에 차단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공교육에서도 하지 못하는 참 스승이 지녀야 할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그가 벌어들이는 조그만 수입도 그나마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학생들의 도시락을 매일 시켜 직접 챙겨 먹이는데 쓰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나선생의 참 가르침에 감동해 하나 둘 입소문이 나면서 그의 공부방은 점점 포화상태가 되었다.

그가 요양차 온 양산을 못 떠나는 이유가 되어 버렸다.

"이전부터 생각했던 제 꿈이 이런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만들어 봉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도 회복이 덜 된 상태임에도 각종 운동으로 다져진 그의 몸이 30kg이나 빠진 여윈 몸이지만, 그의 눈빛은 참교육을 준비하려는 마음으로 불타고 있었다.

/박상조 기자 psj@ybctv.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