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지난 11일 국토지리정보원 고시 제2020-1130호에 따라 일왕저수지와 서호의 명칭이 원래 이름인 축만제와 만석거로 공식 변경됐다고 밝혔다.

경기도기념물 제200호 '만석거'와 수원시향토유적 제14호 '축만제'는 정조 시대에 조성된 인공저수지다.

수원화성 축조 당시 정조대왕은 1795년에 만석거를, 1799년에는 축만제를 조성하고 황무지를 개간해 백성들의 삶을 풍요토록 하게 했다.

이후 만석거는 1936년 수원군 일형면과 의왕면이 합쳐져 일왕면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일왕저수지로 불렸다.

또 축만제는 수원 화성의 서쪽에 위치해 1831년 항미정 정자 건립 시, 소동파의 시구에서 항미정 명칭을 따오면서 일명 ‘서호’라 오랫동안 불려왔다.

그러나 지난 1961년 국무원 고시 제16호로 두 저수지의 법적 명칭이 ‘일왕저수지’와 ‘서호’로 제정돼 60여 년간 공식적인 이름이 됐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해부터 두 저수지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을 위해 명칭 정정을 추진해, 원래의 지명으로 되돌리기 위해 힘썼다.

명칭 변경은 수원시 지명위원회와 경기도 지명위원회의 심의와 국가지명위원회 등 1년여의 과정을 거쳐, 지난 11일 국토지리원 고시로 결실을 맺었다.

다만 국가지명위원회는 지명표준화의 1객체 1지명 원칙에 따라 공문 등 법적 문서에서는 축만제, 서호와 같은 병기는 지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서호’라는 지명은 별칭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규숙 문화예술과장은 “60년 만에 축만제와 만석거라는 이름을 되찾게 돼 정조대왕의 애민 정신이 담긴 수원시의 정체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중한 문화유산이 원래 이름으로 후대에도 불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두 저수지는 관개 시설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과 2017년에는 국제관개배수위원회 ICID의 ‘세계 관개 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됐고, 현재 만석공원과 서호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