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된 버스관련 대형교통사고, 대부분은 버스 기사의 과로로 인한 졸음등이 주요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는 운전기사의 충분한 수면 보장과 휴식, 업무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버스회사 근로자를 ‘특례업종’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러나 대형교통사고위험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내놓은 해결책을 당사자인 운전기사들은 받아 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김수연 기자가 버스 기사들을 직접 만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현재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하루 최대 '17시간' 가량을 일하고, 다음 날 쉬는 이른바 ‘격일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운수업의 특수성을 인정한 근로 시간 특례 사항.

그러나 올 7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 기사들의 연장근로가 사라지고 주 52시간 근무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버스기사 A씨]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걸 가지고 좋아하는 기사들도 있어요.
임금보존을 확실하게 해준 다음에 그런 여건을 해줘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무조건해라 라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업무 시간이 줄어드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질임금이 대폭 감소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눈빛이 가득합니다.

[버스기사 A씨]
월 40에서 70(만원) 정도 이렇게 봉급이 줄어드는 걸로 알고 있어요. 1년으로 따지면 700(만원) 정도(줄어들죠)? 기사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월급제가 아닌 일을 한 시간만큼 돈을 받아가는 수당제로 임금이 책정되기 때문에 일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임금이 줄어드는 상황.

현재 기준으로 일을 했을 때 한 달에 300여 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52시간을 일 하게 되면 한달에 받게되는 돈이 240여 만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운전기사들의 가장 큰 걱정 이었습니다.

[버스기사 B씨]
가장 우려되는 건 6월1일부터 이달 15개를 유지했거든? 근데 12개 만근을 해가지고 자식들 한참 돈 들어가는 사람 뭐 먹고살아 봉급급여차이가 굉장히 많아요. 벌써보면 60만원차이가 난다고 60만원이면 휴대폰 요금, 공과금 내는데 그 부분이 없어지는 거야

이뿐만이 아닙니다. 근로시간단축으로 인한 저임금으로 인해 버스기사 구인난도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버스기사 A씨]
지금도 기사가 부족해가지고 이틀 삼일씩 근무하는 기사가 있습니다.
이직근무자가 왜 생기냐면 이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회사 측은 예상되고 있는 인력난에 미리부터 구인공고를 하고 있지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로 인해 이중고를 호소합니다.

[버스기사 A씨]
들어오는 기사들이 없죠 지금이 사안이 그런 사안이기 때문에

이처럼 기사들의 불안감이 급격히 증가하던 중 지난 5월 31일 정부와 버스업계가 가까스로 극적 합의에 동의했습니다.

합의 내용에 의하면, 올해 7월부터는 버스 기사 근무시간을 주 68시간으로 줄이고1년 후에는 52시간으로 점차 줄여나갈 예정입니다.

버스기사들은 극적합의를 통해 한시름 놓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승객안전과 삶의 질을 명분으로 강행하려 했던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해 자칫 좌초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극적합의를 통해 최악의 상황은 막았다는 게 양측의 입장인데요. 정부와 노사 간 충분한 대화와 현실적인 방안을 통해 승객안전과 삶의 질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신의 한수를 찾아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