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고덕면의 한 주택개발현장,

지난 10월 초부터 131가구의 다가구 주택건축 9건이 진행되며 조용했던 마을이 굉음과 먼지로 뒤덥히기 시작했습니다.

공사장 바로 옆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맞은 편 빌라의 한 주민은 터파기 공사시 건물외벽에 금이 가는 피해도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개발행위는 5월에 인허가완료 후 7월에 한 차례 보완요청을 거쳐 실제 공사는 10월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정작 동네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개발이 진행되는 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비좁은 도로와 농로로 둘러싸인 개발현장

주변도로는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이며 농번기철에는 각종 농기계들로 분주한 곳이라 허가가 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다며 인근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줄자를 가지고 직접 현장의 도로를 재어보니 불과 4미터가 채 되지 않는 부분들이 확인되었습니다.

국토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개발규모가 5천㎡ 미만은 4m 이상의 진입로를 반드시 확보해야 개발허가가 가능한 상황.

담당공무원들은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는 부분은 인정했지만 개발업자가 제출한 허가서류와 설계도면상 하자가 없었다며 허가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개발업자도 허가과정에 불법적인 부분은 없음을 지역주민에게 강조하며 공사를 강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토목공사가 진행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피해와 차량통행문제가 급증하자 민원이 제기되기 시작된 겁니다.

해당 공사현장이 관할인 고덕면사무소 민원이 접수된 시점은 9월 말경.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에 나가본 담당 공무원은 문제가 될 부분이 있다고 보고 인허가 담당 공무원들과의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지난 10월 초, 두 세 차례 공무원들과 마을대표인 전모이장은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역주민들이 초대되지 않은 채 공무원들과 동네이장 그리고 개발사업관련자만 배석했습니다.

두 세 번의 모임이 간담회도 공청회도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인허가담당 공무원, 그러나 개발사업관계자는 공청회였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모임 후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진입로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주민들은 알지 못하는 새, 개발업자와 이장은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합의서작성의 댓가는 지역발전기금 4천만원.

마을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인근주민피해보상금으로 주었다는 개발관계자.

그런데 해당 보상금과 관련해 부적절한 상황이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피해주민들이 배제된 채 진행된 보상금협상

개발로 인한 피해자들이 알지 못한 채 진행된 합의서 내용에 주민들의 감정은 폭발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모임을 가졌던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개발행위 전 비포장상태였던 진입로와 사유지인 일부 구간에 대해 질문하자 답변이 오락가락 엇갈립니다.

현황도로로 사용되는 구간에 대해 사유지임에도 인허가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담당공무원

그러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는 현황도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허가서류상에 문제가 있다면 설계사무소의 책임이라고 말을 돌렸습니다.

건축허가를 담당한 공무원은 일부 판단실수는 있었지만 전체 허가과정에는 역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모임을 주재한 고덕면사무소 담당공무원들은 민원처리과정에만 개입했을 뿐 보상금과 관련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발인허가 담당공무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정과 주민들이 모르는 합의서, 그리고 합의금이 개인통장에 입금된 상황에 대해 관련자들의 명확한 답변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