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시장 공재광)가 나서 추진하는 고압송전선로 건설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평택시와 한국전력공사는 청북신도시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북당진에서 고덕간 500kv급 초고압직류(HVDC) 지중송전선로 공사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입주민대표는 “공사 노선을 계획하고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발주처나 시공사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사전 협의나 설명도 없이 직권으로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거대 공기업의 횡포이며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나서서 진행하는 이 공사는 구간 내에 위치한 청북면 안청로1길 5,014세대 입주민 1만5,630명이 거주하는 청북유승한내들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선로를 변경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졌다.

입주민 측은 강경한 태도로 상기 공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며 청북신도시 통과구간 노선 변경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유는 현재 한전에서 시공하려고 하는 HVDC 지중송전선로 사업이 500kv의 고압으로 국내에는 땅속에 묻는 500kv급 송전선로를 건설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입주민 대표에 의하면 “국내 HVDC 송전선로는 제주도 해저와 진도·완도 근처 해역의 해저에 설치한 예가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업체 측의 소홀한 관리가 드러나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전기에너지과 이병준 교수 등 전문가에 따르면 500kv급 HVDC 송전선을 건설하려면 지상에 철탑 건설도 필요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싱크홀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전자파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 측은 들어설 시설의 안전성 문제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미 3차에 걸쳐 입주민 설명회를 열었으나, 필요하다면 추가로 설명회를 열어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민에 따르면 업체 측이 홍보에 소홀한 탓에 1차에 2명, 2차에 20여명만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 사업의 시행에 따라 해당 송전선로는 입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 근처 청옥초등학교 후문에 이어지고 있는 도로 밑을 지나갈 것으로 보이고 있다.

현재 1만5000여명의 해당 지역 입주민들 대부분은 초등학교생 아이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로 청옥초등학교의 과밀현상으로 인해 평택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청옥초등학교의 인원수용량이 1,000여명 밖에 안되어 현재 1,700여명에 이르는 아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학교 건물 한 동을 시측에서 추가로 건설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평택시 측은 “안중출장소 관계자들과 같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에 도로를 굴착하기 위한 굴착허가를 받아야 건설이 시작된다”며 “아직 굴착허가를 못 받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