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해양경비안전서(서장 임근조)는 외항선 선장으로 근무하면서 선원들의 부식비 2만 3천 달러(우리돈 약 2천 7백여만원)를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이모(남, 56세)씨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1만 3천톤급 화물선(잡화선) 선장으로 근무하던 이모씨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약 9개월 동안, 화물선 선원 19명의 부식비(1인당 1일 9달러 책정) 명목으로 소속 회사에서 지급한 5만 2천 600달러 중 약 43%에 달하는 2만 3천 달러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모씨는 우리나라와 외국을 오가는 화물선은 통상 입항하는 외국 항구에서 현금으로 부식을 구입한다는 점을 노리고 함께 일하던 선원 19명의 부식비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해경 조사에 따르면, 이모씨는 소속 해운 회사가 법정 관리를 받고 있어 업무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이용하여 상습적으로 선원들의 부식비를 횡령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모씨가 선장으로 근무하던 화물선 선원들이 부식비 횡령 사실을 평택해경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모씨와 함께 화물선을 탄 선원들은 한 번에 약 15일간 항해를 하면서 부실한 부식 때문에 하루 1끼만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았고, 일주일에 4일을 라면만 먹은 선원도 있었던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평택해경에 따르면, 이모씨는 횡령 사실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화물선에 도착하자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관련 서류를 파기하고 컴퓨터를 차단하는 등으로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평택해경 관계자는 “이 선장은 한번 출항하면 수십일 동안 바다를 항해하는 고된 상황에서 일하는 선원의 부식비를 상습적으로 빼돌려 선원들의 불만이 높았다”며 “이모씨가 범죄를 감추기 위해 쓰레기통에 찢어 버린 부식비 관련 서류를 평택해경 수사관들이 일일이 다시 맞춰 횡령 사실을 밝혀냈다”말했다.

평택해경은 다른 외항 화물선에서도 이와 같은 횡령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선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