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시 50분경 평택시 세교동 세교산업단지 내 폴리우레탄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타 흘러내린 각종 기둥과 구조물들로 가득했으며 매캐한 냄새로 숨을 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공장 내부 발포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1만 4000㎡ 부지의 2층짜리 철골조 공장 건물 4개동을 모두 태우고 인근 패스트푸드 공장과 광학렌즈 공장에까지 옮겨 붙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전소된 일터를 마주한 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진화작업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화재 당시 소방당국은 비상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지자체 10곳의 소방서 인력 328명과 펌프차 등 장비 99대를 동원해 밤샘 작업을 펼쳤으나 화재 발생 11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까지도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동원됐던 소방차 중 2대가 진화 과정 중 불이 옮겨 붙는 바람에 전소되기도 했으며 화재 발생 면적이 워낙 광범위해 피해상황은 아직도 파악 중에 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공단 내 피해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은 폴리우레탄이 불에 타면서 발생한 연기와 유독가스, 분진 등이 주변 아파트와 농경지에 날아가 피해가 극심하다며 불만과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화재 발생 지점에서 수백 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까지 시꺼멓게 그을려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오염물질이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수질요염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제보도 이어졌다.

화재 이전에도 평소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공해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던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재난이 아니었냐며 원망스럽게 화재 현장 쪽을 바라봤다.

한편, 초대형화재가 발생한 세교산업단지는 노후화된 산업시설들로 인해 악취와 유해물질에 대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지난 174회 평택시의회 임시회에서 박환우의원은 세교산업단지가 화재와 화학물질 누출, 폭발사고 등 안전에 대한 각종 문제에 위험성이 다분히 내재되어 있다며 세교산업단지에 대한 강력한 지도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교산업단지 인근에는 KTX 평택 지제역 개통 및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세교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