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세월호참사로 인해 대한민국의 삶이 마비된 이후 간신히 회복에 들어가고 있던 지난 5월말, 이름조차 생소했던 질병인 ‘메르스’가 평택을 진원지로 삼은 채 나라전체로 번져갔다.

온 나라를 강타한 전염병으로 인해 ‘뚫렸다'는 표현이 나돌며 시민들은 방역 체계의 큰 구멍을 경험했고 정체 모를 질병인 메르스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속수무책으로 떨어야만 했다.

메르스사태 시 보건위기상황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였던 보건당국은 정보 축소 및 은폐에만 전전긍긍하며 사태를 악화시킨 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정보력과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지역 보건소의 공무원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사태확산을 저지하였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언론을 비롯하여 전국민들의 비판과 비난 속에 놓였던 평택보건소는 당시 시와 함께 24시간 메르스 비상대책단을 구성해 질병관리본부 상황실을 설치하고 격리자 전담관리에 힘쓰는 등 소규모의 조직으로 국가적 재난상황 타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메르스최대격전지 평택의 중심에 선 평택보건소 정병성 소장은 당시 평택시의 국·소장들과 함께 퇴임을 앞두고 있었으나 퇴임 시기를 미루면서까지 추락할대로 추락한 보건행정의 마지막보루로써 자신의 공무원인생 중 최악의 전투라 할 수 있는 메르스와의 결전을 승리로 이끌어 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상황까지도 최악의 국가적 보건재난상황에서 드러난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취약점 보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망 구축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것이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 국면을 맞이한 지난 17일 평택보건소 정병성 소장은 평택시청 시장집무실에서 조촐한 명예퇴임식을 갖고 마지막까지 숨가빴던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국민보건 향상과 위생분야 유공표창 등 다수의 기관표창을 수상했던 정병성 소장은 지금에 와서 자랑스러운 일들을 기억하기보다 메르스 사태를 온전히 막아내지 못한 것이 마치 모두 자신의 책임인양 안타까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던 정병성 보건소장, 비록 일선에서는 떠나지만 어디서든 평택시민들을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평택시와 시민들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