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탄저균 배달사고와 관련한 한미 합동실무단의 오산기지 현장조사를 앞두고 오전 9시 30분 기지 정문 앞에서는 시민단체들의 규탄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SOFA 개정과 미군부대 페쇄를 주장했던 ‘평택시민행동’과 ‘탄저균 시민사회 대책회의’ 등의 28개 시민단체는 사고 발표 70여 일만에 이뤄지는 현장 조사에 대해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할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조사의 주체이고 민간전문가는 1명만이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사 주체를 민간전문가와 현지 주민으로 더욱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달 23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보고서는 탄저균 사건에 대한 근본 원인을 밝힐 수 없으며 조사범위를 단순히 오배송 사고로 한정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탄저균의 반입, 실험, 훈련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총책임자인 한민구 국방장관의 미온적 반응으로 보아 국방부가 오산 미 공군기지 실험실 조사를 언론에 공개하는 요식행위를 통해 주한미군에게 면죄부를 주고 탄저균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오전 10시경 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던 한미 합동 실무단은 정문에서 열린 규탄대회를 피해 정문이 아닌 후문을 통해 기지 안으로 진입했다.

후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던 평택시민행동 한상진 집행위원장은 “당초 30여 명 정도라고 알려진 실무단이 10명도 채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12일 구성된 한미 합동실무단은 이번 현장조사에서 평택 오산미군기지 생물검사실을 방문해 실제 미국 측 인원이 노출 당시 상황과 동일하게 탄저균 샘플 검사·폐기 절차를 시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조사를 토대로 한미 합동실무단은 오는 11일께 최종 결과를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