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민장학회가 지난 1월 30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출연법’) 제5조에 따라 2015년도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으로 지정·고시(행정자치부고시 제2015-6호) 됐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 기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었으나 일관성 있고 체계적으로 적용할 규정이 없어 운영에 관한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인사·조직·예산의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경영을 합리화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행정자치부에서 출연법을 제정하여 2014년 9월 25일부터 시행됐다.

이천은 1980년대 들어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등 첨단산업이 들어서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외형적인 성장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이천시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앞 다투어 서울, 수원, 인천 등 인근 대도시로 썰물처럼 빠져나감으로써 인재의 부재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천시는 1994년 11월 29일 지역발전을 위해 ‘우수군민 발굴 육성계획’이라는 발전지향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 계획의 기본 취지는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우수 군민을 발굴· 육성하여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발전에 헌신 참여토록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중에서 우수군민 활용방안에 재정적으로 학자금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장학회 설립의 기본적인 동기가 됐다.

이천시에서는 장학회 설립을 위해 1995년 9월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군정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채택하고 주민들에 의해 설립한다는 취지로 뜻있는 각급 기관, 사회단체장 및 지역인사들과의 수차례 모임을 통해 위원장을 이천군수로 하는 발기준비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1995년 12월 28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 총회에서 정관, 사업계획, 법인설립 취지문 등을 확정·공포하는 등 장학회 설립의 기본적인 틀을 갖춘 후, 1996년 3월 1일 「재단법인 이천시민장학회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민들이 십시일반 무상 출연한 자본금 2억으로 1996년 4월 1일 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운영기준에 명시되어 있듯이 지방자치단체는 그 목적과 설립이 법령 또는 조례로 정하여진 공공기관에 한하여 출연금 지출이 가능하며, 법령 또는 조례에 설립 근거가 없으면 출연할 수 없으나 이천시민장학회는 이천시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단법인 이천시민장학회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설립하였기에 1997년부터 2015년 현재까지 8,428백만원을 이천시민장학회에 출연할 수 있었다.

또한 이천시는 장학기금 조성을 위해 1996년 BC카드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현재까지 농협BC카드 사용에 따른 장학기금 856백만원을 조성하였으며, 1998년 ㈜하이트진로와 2009년 오비맥주(주)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각 722백만원과 164백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였다.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수차례 벤치마킹 오는 이유도 이천시와 관내기관 및 관내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장학기금을 조성한 바로 이 부분이다.

출연법의 입법취지가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출연한 기관에 대하여 경영합리화 및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는 점과 이천시가 장학회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단법인 이천시민장학회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설립한 후 출연금 8,428백만원을 부담하였고, 관내기관 및 우수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이천시가 이천시민장학회의 실질적 설립자였기에 출연기관으로 지정·고시하게 됐다.

출연법의 주요내용은 임직원을 채용할 때 최소한의 자격기준과 채용 절차 등에 대한 기준이 없던 것에 대하여 임원에 대한 결격사유를 정하고 모든 채용은 공개모집을 통한 경쟁의 방법을 원칙으로 하는 등 채용절차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함으로써 인사 운영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임원의 보수는 성과계약의 달성 정도에 따라 다음 연도의 보수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으나 장학회 설립 당시 임원은 무보수로 한다는 취지에 따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위탁기관이나 사회단체 등에 지급하는 예산에 대하여는 금액에 상관없이 회계처리 절차와 정산·검사 등의 지침이 있으나 그동안 공통적으로 적용할 규정이 없었던 출연금에 대하여는 공통적으로 적용할 예산과 회계처리의 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 등이 마련되어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천시 예산은 물론 관내기관 및 관내업체, 그리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출연한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천시민장학회는 그동안 장학금 지급 및 장학회 운영에 대하여 장학회 내부 이사회에서 심의·결정하고 결산하여 왔으나, 그 결과에 대하여 시민들에게 결산보고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부터라도 출연법의 제정 취지에 맞게 경영을 합리화하고 투명하게 운영하여 이천시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502개의 출연기관과 59개의 출자기관으로 지정·고시된 가운데 경기도내 장학사업 관련 현황을 보면 장학재단은 있으나 출연하지 않는 구리시와 장학재단 없이 기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양, 동두천, 가평, 연천, 남양주를 제외한 25개 시·군 모두가 지정·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