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0%에 육박하는 4400만명의 병원 진료와 처방 정보가 불법으로 수집돼 외국으로 유통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개인정보범죄 합동수사단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약학정보원장 김 씨(51)와 병원 보험청구 심사 프로그램 업체 G사의 대표 김 씨(48) 등 24명을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약학정보원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1만 800여 개 가맹 약국에 공급한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해 환자 주민번호·병명·투약내역 등을 포함한 43억 3천593만 건의 진료정보를 빼냈다.

또 의료급여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G사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도록 진료 내용을 기록하는 소프트웨어를 전국 7천500여 개 병원에 공급하고서 이를 활용해 7억 2천만 건의 진료·처방정보를 불법 수집했다.

약학정보원과 G사는 고객 몰래 외부에 별도의 서버를 두고 수집한 개인정보를 미국계 다국적 통계회사 I사에 팔아넘겨 각각 16억 원, 3억 3천만 원 상당의 수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정보를 사들인 I사는 해당 정보를 병원별·지역별·연령별로 분류하고 특정 약의 사용 현황 통계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재가공해 국내 제약사에 되팔아 70억여 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는 환자정보 불법 수집·판매 사건에 연루된 10개 외주 전산업체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곳뿐만 아니라 의료정보를 처리하는 국내 100여 개 전산업체 전반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 엄격한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