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납치됐던 20대 여성이 15일 오전 평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9시 45분께 평택시 진위천 일대를 수색 중이던 경찰은 진위배수지에 유기된 A씨(22, 여)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시신 발견 당시 나뭇가지에 덮여 있는 등 은닉 정황이 발견돼 경찰은 납치 살해 사건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A씨의 시신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은 상태로 배수로에 유기돼 있었으며, 시신이 발견된 곳은 용의자 윤 씨가 건설사를 다니면서 공사를 했던 곳이다.

앞서 지난 14일 새벽 1시 경 A씨는 수원에서 술에 취해 남자친구 B씨(22, 남)와 길에서 잠이 들었다가 낯선 남자와 함께 실종됐다. 당시 실종 신고를 했던 B씨는 “한 남성이 여자가 토했으니 물티슈를 사오라’며 깨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둘 다 사라졌다”고 진슬했다.

경찰은 1시간 여 뒤인 오전 2시 25분쯤 기동대원 20여 명을 투입해 주변을 수색했으며 오전 4시쯤 A씨가 없어진 곳에서 500m 떨어진 상가 앞 거리에서 A씨의 지갑을 발견했다. 다시 1시간쯤 뒤 또 다른 상가 주변에서 A씨의 휴대전화도 발견됐다.

또한 윤 씨가 당일 오전 0시께 A씨를 납치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1시간 뒤 A씨를 들쳐업고 나오는 장면이 건물 외부 방범용 CCTV에 찍혔다.

오산 갈곶삼거리 평택방면 CCTV에는 오전 1시 35분 A씨의 시신을 싣고 평택 방면으로 향하던 윤 씨의 차량이, 오전 4시 30분에는 용인 자신의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시신 유기장소인 평택으로 향하는 차량의 모습도 확보됐다.

수사 결과를 종합한 경찰은 윤 씨가 술에 취한 A씨를 부축한 채 현장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건설회사 건물로 끌고가 3층 남자 화장실에서 A씨를 살해하고 평택에 시신을 유기했으며, 강원도 원주를 거쳐 충북 충주댐을 경유한 뒤 다시 원주 귀래면의 한 저수지로 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씨는 지난 14일 오후 5시경 경기청 공조 요청을 받고 수색 중이던 강원청 소속 경찰관에 의해 강원 원주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채 발견된 바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강원도로 가기 전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사망해 공소권이 없는 사건이기에 유족 동의를 거쳐 A씨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