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품질 시험성적서를 위조하여 지하철, 터널, 교량 등 전국 14개 대형 건설공사 현장에 중국산 품질미달 복공판 14,000여 장(33억원 상당)을 납품한 혐의로, 국내최대 복공판 생산업체 대표 등 3명과 시험성적서 위조에 가담한 품질시험 기관 관련자 4명 등 총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형사건·사고로 인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첩보를 수집하던 중, 땅커짐(싱크홀) 발생으로 주목받고 있는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지하철 공사현장에 품질기준 미달 건설자재가 납품되고 있어 잠재적인 붕괴 위험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2014. 11.)했다.

복공판 제조업체 A사 영업팀장의 부탁을 받은 공인 품질시험 기관 B사 부사장 등 4명은 시료에 대한 시험 없이 A사에서 요구하는 수치대로 하중 계수 및 미끄럼저항 계수를 기재하여 허위 시험성적서 5장을 발급해 줬다.

A사 영업팀장의 지시를 받은 회사 부하 직원은 과거에 발급받은 안전기준을 통과한 시험성적서를 이용, ‘시험일자’나 ‘시료채취장소’ 등이 기재된 부분을 오려내고 필요한 내용을 붙인 후 복사하는 방법으로 시험성적서 5장을 위조했다.

복공판 제조업체인 A사는 기업개선작업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직접 복공판을 수입하기 어렵게 되자 대표이사의 친족 명의로 유령회사를 설립한 후 이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복공판을 수입하면서 국내산 복공판의 철강 무늬와 비슷한 모양으로 제작해 줄 것을 중국에 요청하여 국내로 반입한 복공판은 중국산임을 알지 못하도록 수입확인 상표을 떼어내고 도색한 후 A사가 생산자인 것처럼 상표을 붙여하고, 납품받는 업체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국산 복공판을 일정 비율로 섞어서 납품했다.

또 납품받는 업체 측의 공장 검수 때에는 국내 철강업체에서 공급받은 자재로 제작하여 납품하는 것으로 속여 통과시켰다.

중국산이 납품된 공사현장 14곳 중 4곳의 복공판을 표본으로 품질 검사한 결과 ‘도로교 설계 기준’(국토교통부 고시) 미달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포도시철도, 인천-김포 민자고속도로, 부산 천마산터널, 수원-인천 복선전철 등 중국산 복공판이 납품된 모든 공사 구간에는 공사차량은 물론 일반차량도 통과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특히 김포도시철도 일부 공사구간은 적재중량이 큰 통(탱크), 야포 등이 통과하고, 부산 천마산터널 공사구간은 항만으로 이동하는 대형 물류차량 통과가 많아 기준미달 제품 사용 시 붕괴사고 발생 우려 지자체 등 관리·감독 기관의 실태파악 및 현장점검 등 대응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1회 시험검사비가 100만원이 넘고, 전국에 150여개 품질검사 기관(시험성적서 발급 기관)이 난립해 있어 품질검사 기관은 품질검사 의뢰자와의 거래유지를 위해 의뢰자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 및 품질검사 기관 실태 점검하여 등록기준 미달 기관 등록취소 등 행정처분 필요하며 자재공급 전 공급자가 공급원 승인 서류로 제출하는 시험성적서의 진위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없고 공급자의 양심에 의존있는 상태다.

또한 ○○철도시설공단 발주 공사의 경우 시공관리절차서에 시공업체는 시험성적서 원본, 시험결과보고서를 공인시험기관에 유선으로 의뢰하여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공인기관 시험성적서 유선확인보고서를 작성하여 공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이를 준수한 예를 발견치 못함에 있다.

그러나 시험성적서 발급번호의 실질적인 의미가 없어, 발급번호는 같고 내용이 다른 두 개의 성적서가 있어도 통용 가능, 시험성적서 발급번호를 일련번호로 등록·관리하여 위조를 방지하고 일련번호를 통해 위조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고 납품 전 대부분의 수급자는 공급자가 제출한 시험성적서로 품질 점검, 공장검수 때도 감리가 채취한 시료로 시험하지 않고, 공급자가 미리 준비해 놓은 국내산 시료로 시험했으며 납품 후 공사현장의 복공판에 대해서도 감리단에서 직접 채취한 시료로 품질검사를 의뢰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급자에게 시험성적서만 요구하는 등 형식적 점검. 실질적인 공장검수 및 감리가 이루어지도록 관리·감독 등 체계 마련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피의자 등 7명 불구속 기소 의견 송치, 사회안전 위해 사범에 대한 첩보입수 강화,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 유관기관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