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화성시에 위치한 홍난파 생가에서는 화성시 청소년 교향악단의 제13회 정기연주회 겸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함께한 난파 생가 음악회가 열려, 평소 한적했던 동네를 다채로운 음악들로 가득 채웠다.

'고향의 봄길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마런된 이번 음악회는 우리 가곡 역사에 길이 남을 '고향의 봄'을 비롯해 '금강에 살어리랏다', '봄처녀' 등의 노래를 작곡한 우리나라 최초의 바이올린 연주가 홍난파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전석 무료로 마련됐다.

활초리 주민들의 홍난파 기념부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노력 없이는 열릴 수 없었던 이번 음악회는 봄기운이 완연한 날,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시금 소통과 화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날 음악회에는 홍난파 선생의 외손자 홍익표 씨를 비롯해 도의원과 시 관계자들도 발걸음을 했으며, 음악회를 찾은 사람들은 생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홍난파 선생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한국 음악사에 있어 서양음악의 도입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홍난파 생가가 위치하고 있는 활초리 일대는 지난 2004년부터 자료관과 공원이 들어서는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사업을 추진하다가 2005년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는 기념관이 들어설 예정에 있다.

이번 음악회를 주최하고 진행과 지휘를 맡은 윤왕로 씨는 어둡던 시절에 음악사를 개척한 홍난파 선생의 불굴의 의지가 베토벤의 음악과 닮았다며, 첫 곡을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선곡해 음악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소프라노 이현정과 테너 이동현은 각각 홍난파 선생이 작곡한 노래 한 곡과 오페라 '토스카'의 노래 한 곡씩을 불러 순식간에 무대를 전율로 가득 채웠다. 뒤이은 김한기 창원대 교수는 바이올린 협주로 '고향의 봄'과 자작곡 한 곡을 연주해 관객들에게 감미로운 선율을 선사했다. 하이라이트로는 소프라노 이현정과 테너 이동현의 듀엣곡으로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의 '입술은 침묵하고'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가 연이어 공연됐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를 활초리의 작은 무대로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지막 순서인 '수원 시니어 합창단'의 아리랑으로 마무리된 이번 음악회는 난파의 정신과 가을의 정취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올 가을에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