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천 과정과 실제 지역 민심 사이의 간극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의정 경험과 지역 기반, 생활정치 성과를 갖춘 현역 의원들이 오히려 공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대표적으로 오산시의회 이상복 의장은 지역 현안 대응과 현장 중심 행보로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공천 과정에서는 이른바 ‘나번’ 배정을 받으며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게 됐다. 수원시의회 김미경 의원 역시 오랜 의정 경험과 지역 조직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지만, 정당 내부의 전략공천과 계파 구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가 지역사회에서 제기된다. 용인시의회 박은선 위원장 또한 의정활동의 전문성과 지역 민원 해결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공천 결과만 놓고 보면 반드시 우대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정치의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주민 민원을 챙기고 생활정치를 수행해온 인물들이 정작 공천 과정에서는 조직 논리와 정치적 계산, 계파 구도 앞에서 밀려나는 모습이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천은 정당의 고유 권한이다.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세대교체를 시도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정치의 변화와 쇄신 또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기준은 정당 내부의 논리와는 다소 다르다. 주민 입장에서는 지역 현안을 직접 다뤄본 경험, 생활민원 해결 능력, 주민과의 접촉 빈도와 같은 요소들이 훨씬 현실적이고 체감 가능한 판단 기준으로 작동한다.
특히 기초의회 선거는 중앙정치와 결이 다르다. 거대 담론과 이념 대결보다 “누가 우리 동네 문제를 해결했는가”가 훨씬 중요한 선거다. 도로 하나, 학교 문제 하나, 재개발 갈등 하나를 놓고도 의원 개인의 역할과 역량은 주민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된다. 이런 선거에서 단순히 공천 순번이나 정당 간판만으로 경쟁력을 재단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역 민심을 들어보면 “정당보다 사람을 본다”는 이야기가 이전보다 훨씬 자주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공천 과정에서 반복되는 계파 갈등과 줄세우기 논란, 전략공천 후유증 등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은 오히려 후보 개인의 이력과 성과, 지역 활동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은 단순한 정당 대결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은 점점 더 묻고 있다. “당이 아니라 결국 누구인가”라고.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일부 현역 의원들은 역설적으로 공천의 핸디캡을 안은 채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다. 정당이 아니라 의정활동 자체로 평가받고, 주민과의 접점과 현장 활동으로 승부할 수 있는 선거가 될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은 단순한 당색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지역정치가 다시 ‘사람 중심 정치’로 돌아갈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준수 기자 ybcnews@ybcnews.co.kr 이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편집 : 2026.06.10 (수) 08: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