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뉴스

누가 책을 냈는지보다 누가 왔는지, 어떤 인사가 축사를 했는지, 몇 명이 모였는지가 더 큰 관심사가 된다. 행사장은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무대에 가깝다.
이쯤 되면 북콘서트는 더 이상 단순한 문화행사로 보기 어렵다. 형식은 출판이지만 기능은 정치에 있다. 출마를 앞둔 인사에게는 사실상의 출정식이 되고, 지지자들에게는 결집의 장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구조에서 비롯된다. 선거운동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르고, 공식적인 정치자금 모금 역시 제한되는 상황에서, 출판과 강연 형식은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북콘서트가 선거를 앞둔 시점에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형식이 반복되면서 점차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이 하면 다른 사람이 따라 하고, 규모와 참석 인원을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이어진다. 정책과 비전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고, ‘얼마나 모였는가’가 평가의 기준처럼 작동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결국 유권자 입장에서는 혼란이 생긴다. 책을 소개하는 자리인지, 정치적 세를 과시하는 자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행사의 외형은 문화행사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정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논란과 연결됐던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북콘서트 역시 단순한 행사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모든 행사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선거를 앞두고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현상 자체는 충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정치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그리고 선택은 정보에 기반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만들어진 분위기와 동원된 인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정치권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콘서트가 단순한 세 과시의 장에 머무른다면,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형식이 아닌 내용으로 평가받겠다는 태도가 없다면, 같은 방식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북콘서트의 풍경.
그 자리에서 남는 것이 책의 내용인지, 사람의 숫자인지는 결국 유권자가 가려낼 몫이다.
장천식 기자 pssite316@hanmail.net 장천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편집 : 2026.06.13 (토) 2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