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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은 오랫동안 ‘성장하는 도시’라는 말로 설명돼 왔다. 항만과 물류, 산업단지와 도시 개발 사업이 이어졌고 도시는 눈에 띄게 커졌다. 그러나 성장의 속도만큼 이나 그 이면에 쌓여온 문제들 역시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교통 혼잡과 생활 인프라의 불균형, 환경 갈등과 주민 민원, 개발 이익을 둘러싼 행정 불신은 이제 개별 사안이 아니라 평택이 안고 가야 할 구조적 과제가 됐다. 연말에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평택은 여전히 ‘확장’의 논리로 도시를 운영해야 하는가, 아니면 ‘관리와 조정’의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인가.
이 질문은 곧 다가올 지방자치단체 선거와도 맞닿아 있다. 지방 선거는 갑자기 시작되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가 축적해 온 고민을 선택으로 정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현직 평택 시장이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는 단순한 연임 여부의 선택이 아니라 평택의 다음 단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선거가 됐다. 누군가의 연속이 아닌, 도시의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묻는 시점이 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는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도시에 주어진 행정 권한과 책임을 어떤 방식의 리더십에 맡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선거는 언제나 그 도시의 상태를 그대로 비춘다.
평택은 이미 충분히 커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 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정책과 이해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조율하느냐다. 그럼에도 선거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각종 단체 행사를 쫓아다니며 얼굴을 알리고, 사회 관계 망 서비스를 통해 일상을 노출하는 방식의 정치다. 시민과의 접촉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노출의 빈도가 행정 역량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얼마나 많이 보였느냐 보다, 얼마나 많이 조정해봤느냐로 평가 받아야 한다. 말보다 과정을 알고, 속도보다 균형을 고민하며, 갈등을 키우기보다 낮춰본 경험이 이제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최근 지방자치의 현장에서는 전면에 나서기보다 조정과 관리의 역할을 중시하는 리더십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 중앙과 지방, 정책과 현장 사이에서 갈등을 낮추고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이런 유형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생활과 가장 맞닿아 있는 행정의 영역에서는 속도보다 지속성, 결단보다 조정의 경험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도시 운영은 결국 일상의 문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는지에 따라 평가받는다.
도시에는 늘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한다. 기업의 논리도 있고, 노동의 현실도 있으며, 환경을 우선하는 시민의 요구도 있다. 지방자치의 역할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목소리를 제도 안에서 견디며 조율하는 데 있다.
오는 2026년 6월 3일, 평택은 또 한 번의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통해 도시의 방향과 리더십을 선택하게 된다. 그 선택은 한 사람의 이름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평택이 어떤 단계의 도시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는 홍보의 영역이 아니라 책임의 영역이다. 선거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도시의 무게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판단하는 순간이다. 평택은 지금, 그 선택 앞에 서 있다.
장천식 기자 pssite316@hanmail.net 장천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편집 : 2026.06.13 (토) 2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