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는 지역의 대표적 명소라 할 수 있는 솔 광장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스페인 현지인들에게도 만남의 광장이자, 여유를 만끽하는 공간인 이곳으로 가는 길에는 ‘아레날 거리’가 있다.

언뜻 봐도 알 수 있는 이 거리의 특징은 바로, 차가 없다는 것이다.

비교적 매끈한 도로 위엔 초여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딸린 카페며,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젊음의 활기가 넘치는 이 곳은 폭 14m의 길로 지난 2000년부터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보행전용거리로 지정된 거리다.

이곳뿐만 아니라 마드리드는 1970년대부터 보행전용거리를 운영해 왔으며, 현재 시 전역에 100개(15만㎡)가 넘는 보행전용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요즘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먼지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차없는 거리’조성이다.

수도권 중에서는 화성시가 해마다 보행자를 위한 문화축제로 ‘차없는 거리’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역시 8회의 행사가 예정된 가운데 이달 10일과 24일, 동탄 지성로 일부구간인 센트럴파크 사거리에서 학동초 사거리 구간에서 거리공연과 플리마켓 등으로 시민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원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1994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기념해 4월 22일 무렵에 ‘차없는 거리’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역시 4월 22일에 시청과 올림픽공원 사이 10개 차로 가운데 5개 차로를 막은 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들을 벌여 큰 호평을 받았다.

평택시는 최근 미세먼지 오염도가 급증하면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환경기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교산업단지, 고덕신도시 등 인근 학교와 주거지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 탓에 평택시에서도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이기 위한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평택의 상황을 볼 때 본 기자는 평택시야 말로 ‘차없는 거리’조성이 시급한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수원이나 화성 같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차없는 거리’행사를 넘어서 스페인 마드리드처럼 아예 365일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을 만든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공기 질이 좋아진 것에 만족할 수 있고, 인근 주민들을 포함한 평택시민들이 ‘차없는 거리’를 찾음으로써 보행자만을 위한 거리에서 그들만의 다채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평택시민들뿐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 평택역 일대나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송탄의 번화가 일대를 ‘차없는 거리’로 조성해 대기오염을 줄일 뿐만 아니라,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문화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