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 전통시장 2백여 곳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제는 전통시장이 무작정 손님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27일 서정리 전통시장에서도 ‘지역 주민들 간의 화합과 나눔을 바라는 희망의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통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그러나 미흡한 준비와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부실축제’였다.

행사가 있던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초여름 날씨였다. 하루 중 가장 온도가 높은 12시부터 시작하기로 되어있었던 행사. 기자는 취재를 위해 행사 시작 전인 11시 30분 정도부터 일찌감치 와있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행사부터 삐꺽거렸다. 12시부터 30분간 개막전 행사로 진행하려던 풍물놀이 공연조차 12시 30분이 지나도 시작하지 않은 채, 풍물놀이 팀들은 행사장 한 켠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행사는 계속 늦춰졌지만 관람객들은 뙤약볕아래 관객석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주최 측은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가수공연의 행사진행을 맡은 업체도 부실축제의 원인이 됐다.

카메라 등의 촬영 장비들을 관객석 앞 정중앙에 배치해 공연을 즐겨야 하는 지역주민들의 시야를 가로막는 등 배려하지 않은 것.

기자가 느낀 축제 현장은 관람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역의 축제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뿐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이루어져야 공동체 행사로서 진정한 의미를 새길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함께 나누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축제의 의미를 살리기 어렵고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이는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재원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는다. 행사 종료 후 문제점을 점검하고 계획을 수정하는 자기반성의 시간은 필수다. 이제는 출연자에서 관람객이 즐거운 축제를 선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