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한국 도자기의 유구한 역사와 격조 높은 아름다움을 알리는 도자기 축제.

해 마다 4월말에서 5월 초쯤 경기 동부권역인 광주. 이천 .여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도자기 축제. 옛 부터 도자기 고을로 알려진 이곳에서 열리는 ‘도자기 축제’ 는 가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축제라 할 만 하다.

해당 지자체 마다 지역에서 생산 되는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따사로운 봄빛아래 전시장에 마련 된 보드라운 흙을 직접 만져 도자기를 만들어 보려고 어설픈 솜씨를 발휘하는 고사리 손 , 명품 도자기를 싼 값에 구입 하기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관람객들의 모습, 모처럼 나들이 나와 가족과 함께 커피잔을 기울이는 모습, 어느 것 하나 정겹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연륜이 30여년이나 되는 도자기 행사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부스에 도자기를 전시한 장인들과 상인들은 매출이 지난해 같지 않다고 울쌍 이다. 매출이 적어지는 것은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층이 적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매출이 적어지는 것은 불경기 탓도 있지만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전시관 상인들에 따르면 과거 도자기를 선호 하는 세대 고객층이 이제는 50~60대가 됐고, 이젠 마음에 드는 도자기를 사고 싶어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고만 가지 선 듯 사지 않는다는 것 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지금의 30~40대 젊은 연령층은 도자기 구입 보다는 먹는 것 이나 입는 것 쪽을 선호 해 구매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도자기 매출을 늘려보려는 해당 자치단체나 조합측이 밀려드는 중국의 요우커나 일본관광객을 겨냥해 홍보에 안간힘을 쏫아 붓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보다 흙이 더 좋아 자국에 더 좋은 도자기가 많은 중국 관광객은 도자기 시장 찾는 것을 기피하고 있고, 우리 도자기를 좋아했던 일본 관강객들 마져 최근 지진 여파 등 악재가 겹쳐 급감하는 추세라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 같다.

겨우 국내 구매자들에 의존하나 외지에서 찾는 경우가 드물어 인근지역에 몰리는 관광객들을 위한 동네 잔치자리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행사를 마련한 지자체는 물론 이번축제의 특수를 누려보려던 상인들도 밝지 않은 표정 이다.

행사 첫날 식장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 지역 국회의원 시장 지역 유지 등이 대거 참석, 화려한 개막식을 가진데 비해 행사장을 찾는 인파는 예년보다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곤지암에서 ‘제 19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를 벌이고 있는 광주시 행사는 행사 당일 2500여명이 참석해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던 것에 비해 2~3일이 지난 지금 정작 도자기 전시장에는 발길이 뜸하다.

반면 야외에 마련된 놀이마당 무대만이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어 마치 공연장에 온 느낌을 주고 있다. 설봉공원에 마련된 이천도자기축제도 개막식에는 3000여명이 참석,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으나 도자기전시관 보다 야외 노점에 마련된 먹거리코너에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먹거리장터를 방불케 했다.

신륵사 공간에 마련된 여주 도자기축제도 전시공간이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장인들의 솜씨가 빚은 나름대로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찾는 사람은 드물었다. 모든 전시장이 겉만 화려하고 내실이 없는 텅 빈 행사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지자체들이 부르짖는 구호처럼 ‘도자기 축제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높은 품격과 예의를 갖춘 종합서비스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도자기 축제는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거듭나야 될 것 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도자기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과거 장인정신도 중요하지만 신세대가 공감하는 마케팅개발 등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행사로 내실을 기할 때 이다.

도자기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세계도예가들과 소통을 위해 현지에 소규모 전시관이라도 만들어 한국을 찾는 발길을 늘려야 할 것이다.

아무튼 장인들이 혼이 담긴 소중한 도자기들과 도자기를 통한 지역발전을 도모하려는 지자체의 노력에 거듭 박수를 보내며 성공적인 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