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북한과 38선을 경계로 60년이 넘게 서로 대치하고 있다. 자꾸만 멀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소통과 협력의 단초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는 개성공단이라는 평화적인 상생의 경제협력 창구를 만들었다.

개성공단은 대치중인 남과 북이 서로의 경제를 위한 협조로 123개 업체에 5만여 명의 근로자가 있는 공단이다. 2004년 6월 18개 입주업체가 시범단지에 들어선지 9년이 지난 개성공단은 탄탄한 입지를 잡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지난해 4월3일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개성공단의 가동은 중지되고 폐쇄되어 166일의 정적을 겪어내고 다시 어렵게 가동 되었다. 가동 중지 당시 공단이 강제적으로 폐쇄되고 각 기업들은 완성되지 못한 제품들을 싸서 나오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기회의 땅이 아니라 후회의 땅이 되어 가슴을 치며 울었을 우리 중소기업주의 마음은 지금 어떠할까?

명백한 이유도 없이 북한의 일방적인 공단의 폐쇄조치 단행 통보로 진행되고 있던 생산가동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장 166일이나 피를 말리는 시간이 지속되었으니 지금 다시 공단을 돌리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주의 마음은 처음의 그 마음이 아닌 언제 다시 갑작스러운 잠정폐지로 이어질지 우려와 불안감으로 마음이 천근만근일 것이다.

더욱이 지난 12월 12일에는 최근 북한의 최고지휘권자인 김정은은 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이자 자신을 최고 지휘권자로 올려놓게 해준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을 처형하였다. 친중파이자 온건파이던 2인자가 처형되었으니 앞으로의 북한의 행보는 급진적이 되리란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1946년생인 장성택은 40년 동안 북한 정계에 있었고 제2국방부위원장이자 김정은의 고모부로 그를 도왔지만 결말은 토사구팽으로 비참한 숙청을 맞이했다. 연륜과 경험을 가진 핵심인재의 부재는 변화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40년 넘게 3대 세습독재체제를 도왔고 북한의 사실상 강력한 실세로 활동한 장성택의 부재는 물론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 통수권자의 행방이 앞으로의 북한의 운명을 더욱 불안하게 흔들며 바꿔 놓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1조6천9백억원 가량이 투자된 개성공단의 미래는 어떨까? 기반시설과 철도, 도로 등의 정부와 개인 기업이 인프라 비용을 들인 만큼 안정적 발전을 해 낼 수 있을까? 개성공단은 시도는 남북경제협력의 기반을 쌓아 세계적인 수출기지로 육성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의 거점으로 해외 유명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고자 하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18개의 업체가 123개로 증가했듯이 개성공단의 기업들이 발전하고 공단이 확장되어 개성에서 생산되는 아이템이 늘어나고 “메이드 인 개성”의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기적 같은 일들이 과연 이루어질까 하는 우려스러움에 처음 그렸던 청사진이 아닌 흑사진이 될까 매우 우려스럽다.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돈이 북으로 들어가 굶주린 주민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줄 수는 있다면 그것으로도 정부와 민간업체 차원에서 위로가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젊은 독재자의 권력 남용과 유지하는데 사용되고 심지어 공단의 수익이 북의 도발자금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마냥 핑크빛 전망으로 개성공단의 운영을 바라볼 수만은 없다. 이에 지난 북한의 공단폐쇄조치에 우리가 할 수 있었던 대응을 되짚어 보고 비전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개성공단을 통해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과 시나리오를 재고해야 한다. 이번처럼 단순히 가동중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위험이 감지되면 그땐 우리는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들에게 또 어떻게 해명과 위로를 해줄지를 생각해본다면, 지금 당장의 생산가동 재기로 개성공단의 청사진을 다시 한 번 기대하는 것은 희망을 품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선명하지 못한 개성공단 이대로 좋은가, 우리는 좀 더 심사숙고해야한다.

/김용훈 논설위원(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